지난 한 주 동안 국내에서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철도·지하철·가스공사 등 공공기업노조의 50여시간에 걸친 파업이 아니었나 싶다.
서울, 수도권 시민의 발을 묶고 수출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으면서까지 공기업노조가 파업을 강행한 것은 바로 민영화라는 정부 방침에 대한 반발이었고, 협상타결을 이룬 지금도 민영화부분은 애매한 상태로 남아 있다.
국가기간산업의 민영화에 대해 일부에서는 깊은 우려도 표하지만 매년 막대한 적자가 발생하는 해당공기업의 민영화를 통해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고 효율적인 경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현 정부는 공기업이든 사기업이든, 혹은 우량기업이든 부실기업이든 해외매각이나 민간 자본 유치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국민경제 활성화를 유도해 왔고 이제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대표적인 흑자 공기업인 한국마사회의 민영화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본지는 그동안 한국마사회의 민영화를 통해 대국민 인식을 전환시키고 경마시행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사행성 강한 레저산업이라는 특성상 전면적인 민영화가 어렵다면 일정 지분만 국민주 형태로 모집하든가 해외자본을 끌어 들이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지금처럼 정부가 소유하고 지배하는 경영 구조 아래서는 정부를 대신하는 최고 경영자의 자율적이고도 책임있는 경영이 어렵다. 경영평가, 회계규정, 감사원감사, 국정감사 등 경영간섭이 수시로 이뤄져 공기업이 갖는 경영자율권은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 소유의 독점적 경마시행으로는 경쟁력을 갖기에도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물론이다.
현재 단계에서 한국마사회 민영화를 위해 검토될 수 있는 방안은 다양하다.
재벌 대기업의 경영권 장악을 배제하고 소액주주들을 모집해 광범위한 소유분산 혹은 3∼5% 내외의 군소 주주그룹을 형성,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및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을 구현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으며, 주인 있는 경영을 위해 대기업의 경영권 장악을 허용, 경영권에 필요한 정도의 소유집중을 허용하는 한편 나머지 지분은 분산시키지만 궁극적으로 소유와 경영은 일치한다는 면에서 이것도 또다른 방안이 될 수 있다.
경영 효율성 제고의 측면에서 보면 전자에 비해 소유와 경영을 일치시키는 후자가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특정 기업으로 경제력이 집중될 우려가 있어 방법상 섣불리 선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마사회의 경우는 효율성과 경제력 집중이라는 이면적인 상황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최종적인 민영화 방안을 세워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각각 장단점이 있지만 어떤 방법으로든 민영화 하는 것이 현재 공기업으로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보다 효율성 제고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마사회의 경쟁력 강화도 더불어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면에서 볼 때 마사회의 민영화에 따른 기대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분석된다.
완전히 시장경쟁원리에 맡겨 경마산업을 민영화하게 되면 먼저 경영권과 소유권 분리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경영이 가능케되므로 경주질 향상을 통한 경마팬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수 있다. 또한 사행오락으로써 그동안 과도하게 이중과세되던 세율부분도 민간 이양과정에서 타 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수 있게 되므로 경마팬의 세부담이 낮아질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경마관계자들을 소액주주로 영입할 경우 경마시행의 책임을 분담할 수 있어 유관단체간 유기적인 협조를 가능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현재 과다하게 출연하고 있는 사회 공익기금도 명분이 명확한 곳에 사용하면 경마발전과 더불어 경마에 대한 대국민 인식전환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는 한국마사회의 민영화를 위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