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전문지 공동판매제가 마침내 3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하니 경마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직영체제이던 것에서 제3의 사업자가 개입함으로써 마진률이 떨어진다는 등록 발행사의 시각과 자유경쟁체제로 구매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경마전문지의 수준 향상도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바로 그것이다.
어쨌든 사업자 선정부터 난항을 겪었던 공동판매제가 마침내 시행됨으로써 그동안 한국마사회의 전문지관리규정에 의해 22개 등록지만 판매되던 것에서 이제는 등록지와 비등록지 구분 없이 40여 개에 이르는 모든 경마전문지가 본장 내에서 공동으로 판매돼 경마전문지 간 본격적인 경쟁체제 돌입이 불가피해졌다.
등록 22개 발행사 중 일부는 직영 판매 체제에서 공동판매제 시행으로 인해 상당 부분 피해가 발생, 경영에 막대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등록지와 비등록지라는 모호한 구분으로 그동안 장내에서 공정하게 판매할 수 없었던 발행사는 장내 판매라는 호기를 맞게 됐다.
공동판매제 시행과 더불어 전문지관리규정은 이제 폐지된다.
본지는 오래전부터 한국마사회 경마전문지관리규정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폐지를 주장해왔다. 전문지관리규정은 경마전문지의 지면 구성에서부터 기사 및 광고 내용, 취재기자의 자격 요건까지 제한하는 등 편집권을 상당 부분 침해한다는 논란까지 불러일으킴으로써 경마관련 각종 규제 가운데 가장 먼저 폐지돼야 할 항목으로 꼽혔다.
그러한 전문지관리규정이 금번에 폐지된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마사회는 마사지역 출입에 관한 새로운 지침을 만들어 전문지규제의 또다른 형태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즉, 각 매체의 전문성과 개별성을 인정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출입증 숫자를 제한해 다양한 경마정보 제공을 위한 취재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가까운 일본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 경마시행국에서는 공정경마시행을 위한 마사지역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면서도 취재에 관해서는 그 역량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돕고 있는 실정이다.
출입증 숫자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는 마사회가 자체 심사하여 출입의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주장이 훨씬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간 2백50억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경마전문지 시장은 벌써 오래전부터 치열한 경쟁체제에 돌입해 종이질 및 인쇄상태 개선, 우수 전문인력 확보, 신문·방송 등을 통한 광고, 조기 판매를 위한 마감 전쟁, 심지어는 유통망 확보에까지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창간 당시 새로운 경마전문언론매체를 표방하며 획기적인 바람을 일으켰던 본지를 좇아 이제는 대부분의 모든 경마전문지가 본지의 장점이었던 조교사작전공개, 마방 밀착취재, 기수 인터뷰, 경마계 뉴스 등을 게재, 경마전문지 수준이 한층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사실상 무한 경쟁체제에 돌입한 경마전문지 시장은 이제 공동판매제 시행을 계기로 우수한 제품 생산을 통한 독자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독자들의 판단과 선택은 정확하면서 냉정하다.
종이 한 장 차이라도 상품 가치가 나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소비자의 성향이며,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각 경마전문지도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동일한 경쟁 조건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확한, 보다 신속한, 보다 풍부한 정보 제공만이 살 길이다.
공동판매제 시행을 계기로 경마전문지 수준이 한층 더 향상돼 독자들에게는 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선택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