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그 많은 동물 중 말만이 유일하게 발굽에 편자(신발)를 신고 다닌다. 발굽 밑에 붙이고 다니는 것을 편자라고 하는데 편자는 말의 용도에 따라 종류가 다르므로 여러 종류의 재질의 편자가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는 편자로는 쇠편자와 알루미늄 편자를 들 수 있다. 쇠편자는 잘 닳지 않기에 주로 승용마에 사용하고 있고 경주마에게는 알루미늄 편자를 사용하고 있다.
경마장에는 편자를 만드는 장제실이 있는데 쇠편자를 만드는 경우에는 쇠편자를 불에 달구어 빨갛게 달구어진 편자를 망치로 두드리며 말의 굽에 맞게 신게 하고 있는데 쇠편자를 빨간 불에 달구어 각 말의 굽에 맞게 맞추느라 망치를 두드리는 장제사들의 모습은 특히 한여름에 편자를 신게 하는 모습을 보면 용광로에서 일하는 광경을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알루미늄 편자는 쉽게 휘어지고 자를 수가 있기에 편자를 맞출 때 불에 달구지 않고 연장만 갖고서 말에게 신게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경주마에게 편자는 육상 선수의 스파이크와 마찬가지이기에 경주마가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소재의 편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끝에 국내에서도 1992년에 알루미늄 편자를 개발하였다. 이로써 우리 경주마들도 1992년부터는 무거운 쇠편자 대신 가벼운 알루미늄 편자를 신고 경주를 펼칠 수가 있게 되었다. 쇠편자의 무게가 220g이면 알루미늄 편자의 무게는 85g으로 가볍기에 경주마가 뛰는데 그 만큼 유리하여 기록도 많이 단축되었으며 한결 박진감 있는 경주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경주마들은 굽이 한 달에 평균 7-8mm 자란다. 여름에는 습기가 많아서 굽이 잘 자라며 겨울에는 반대로 건조하며 운동량이 적기 때문에 여름보다는 덜 자라는 편이다. 겨울에는 굽이 덜 자라기에 장제를 30일이 조금 넘어서 하여도 문제가 없는데 여름에는 겨울보다 빨리 자라다 보니 겨울보다는 빨리 장제를 한다. 그래서 평균적으로 25일에 한번씩 편자를 갈아 준다고 볼 수 있다.
경주마들은 편자를 한번 갈아 신을 때마다 비용이 약 6만원정도 든다. 일년에 14번 정도의 신발을 신을 경우 약 100만원의 비용이 든다. 말의 편자는 한번 사용한 다음에 다시 갈아줄 때까지 굽에 가만히 붙어 있어야 되는데 그렇지가 않고 종종 네다리 중 한쪽다리의 굽에서 편자가 떨어져서 나가기도 한다. 그럴 경우에는 떨어져 나간 다리만을 다시 장제한다. 이렇게 부분적으로 하는 것을 정타 한다고 한다. 전에는 한번 정타할 때마다 장제사들이 정타료를 별도로 받았으나 요즘은 장제사들이 경쟁도 치열해져 정타료를 받지 않고 애프터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해 주고 있다.
경마장에는 마사회에서 운영하는 장제실이 있어 마사회 직원 신분인 장제사가 있고 또 개인이 운영하는 장제실이 있는데 개인이 운영하는 장제사는 개인 사업자 신분이다. 1400여두의 경주마는 모두를 개인 장제사들이 맡아서 하고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장제실이 경마장 안에는 3곳이나 있으며 한 장제실에는 3-5명정도의 장제사가 있다. 말이 장제를 하고 싶으면 언제라도 장제사에게 콜을 하면 즉시 장제사가 마방에 와서 장제를 할 수가 있다. 경마장 안에는 개인 장제사뿐만 아니라 개인 수의사도 개업을 하고 있다
예로부터 ‘굽 없는 말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말에게 있어 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 주는 것이며 말이 어떤 용도로 쓰이든 발굽의 손상을 막고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게 하기 위해 발굽의 관리가 필요하게 되었으며 발굽의 관리를 위하여 마필 관계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작 성 자 : 홍대유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