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을 통한 경마생중계가 어느덧 시행 1년째를 맞았다.
비록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채널 리빙TV를 통해서지만 경마생중계의 시행은 경마산업 발전을 크게 앞당길 획기적인 사업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경마생중계가 시행된 지난 1년 동안 리빙TV는 물론이고 경마산업 전체가 사회와 대다수 국민으로부터 질시와 질타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는 점과 이로 인한 지금의 경마생중계 축소 방영 및 방송위원회의 온갖 징계, 감시 조치 등은 오히려 경마산업을 크게 위축시키고 경마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만 실추시켰다는 인상을 준다.
지난해 2월 경마생중계가 처음 시작된 이래, YMCA를 비롯한 많은 시민단체들은 경마의 본질적인 오락성과 도박성으로 인해 우리 사회가 사행심에 물든다며 그 위험성을 문제제기, 방송위원회 측에 수차례 항의하고 경마방송의 중단을 요구하는 등 경마시행의 역기능만을 강조해왔다.
이는 음지에서 양지로 뻗어 나오려던 경마산업의 기지개를 단매에 꺾어 버리며 경마시행의 의의 마저 퇴색시키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경마생중계는 일반 국민은 물론 경마애호가들이 경마를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경마시행으로 발생하는 수익금의 사회 환원을 통해 경마의 순기능을 알린다는 점에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마생중계 방영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그리 나아진 게 없어 보인다.
시민단체를 등에 업은 방송위원회의 일관된 규제와 이로 인한 제재, 징계, 방송 축소 편성 등의 조치는 아직까지 이어져 경마소비자는 경마를 즐길 정당한 권리마저 침해당하고 있다.
경마가 이 사회의 절대 불필요한 암적인 존재라면 차라리 시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국마사회라는 공기업이 정부를 대신해 경마를 관장하고 시행하면서 스스로 ‘경마는 불건전한 도박’이라고 규정짓고 규제하려 한다면 이를 즐기는 경마소비자의 권리는 어디에 호소할 수 있단 말인가.
경마방송의 규제에 대해 방송위의 한 관계자는 “경마 시행으로 인해 불법 사설 경마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여기에 일반 국민의 정서도 크게 악화되는 한편, 이런 점들에 대해 시민단체의 반발이 너무 크다”며 현재의 방송 수위가 적당하다고 설명했다.
경마생중계가 시작된 이래 부쩍 사설경마 건수가 늘고 그 규모도 확대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세금 인하를 통한 환급률 인상·적극적인 사설경마 단속 노력 등 문제 해결에의 근본적인 접근 없이 단순히 경마방송만을 규제한다는 것은 본질을 외면하는 처사다.
현재 리빙TV를 통한 경마생중계의 시청자수는 대략 3만여명 선인 것으로 파악되며, 전체 경마인구를 감안할 때 잠재적 수요자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짐작된다.
경마생중계를 시청하는 대부분 경마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우선 배당률 게시대가 프로그램 중에 방영되지 않는 것과 지나치게 경직된 경주 해설의 범위, 그리고 전 경주가 아닌 4경주 이후에나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다.
경마생중계의 전 경주 확대는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하며 여기에 배당률 게시대 등 다양한 경마정보도 함께 제공돼 경마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성인 레저공간이 절대 부족한 우리 현실에서 경마는 충분히 그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마시행의 의의를 인정하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작은 부분에서부터 따라야 한다. 경마생중계의 전 경주 확대를 다시한번 촉구한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