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란 직업은 먹는 음식 앞에서는 참으로 불쌍하다.(?) 기수는 체중이 생명이기에 체중조절 하느라 굶는 것이 생활화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두끼만을 먹고사는 기수도 있고 체중을 많이 빼는 기수는 보통 수요일부터 식사량을 줄이기 시작해 경마 날 경주를 마칠 때까지 먹는 것을 최대한 절제한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힘들다.
필자도 부담중량 54kg까지 기승 하려면 체중을 빼야 하기에 운동하면서 끼니도 많이 거르는 편이다. 주로 목요일부터는 식사량도 줄이고 먹는 횟수도 세끼에서 두끼, 두끼에서 한끼로 줄인다. 최근에 부담중량 53kg을 기승 하다 보니 체중을 심하게 빼서 몸이 좋지 않은 것 같기에 지난주는 55kg 이상만을 기승 하였다.
55kg을 기승하더라도 조금은 조절을 해야 되는데 일요일 2경주를 기승하고 마지막 경주를 기승 하려니 체중이 밥을 먹어도 괜찮을 정도였다. 점심 한끼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있기에 기수 대기실 옆 식당에서 설렁탕을 시켰다. 조금 있으니 지용철 조교사가 오기에 같이 밥을 맛있게 먹게 되었다.
경마 날 오랜만에 점심을 먹는 것이 즐겁고 기뻤다. 거의 다 먹을 즈음에 곽영효 조교사가 들어온다. 월간 MVP상을 받은 트로피를 갖고 오는 것이다. 축하한다고 하니, 고맙다며 음료수와 나의 밥값까지 계산하고 간다. 오랜만에 점심을 먹게 되어 기분이 좋은데 공짜 밥을 먹었으니 밥맛이 얼마나 좋았겠나. 아무튼 무지하게 맛있었다.
그랑프리 경주, 게이트가 열리며 어느덧 말들이 4코너를 돌고 있다. 4코너를 돌며 모두가 몰려나온다. 결승선에 다가올수록 뒤에 있던 말들이 추입하며 앞으로 나오고 있다. 맨 뒤에 있던 말이 쭉쭉 앞으로 나오면서 짜릿하게 결승선을 먼저 통과한다. 근래 보기 드문 추입마의 승리였다. 드라마 같은 명승부였다.
‘다함께’가 우승했다. 기수는 김창옥이다. 창옥이가 누구냐...필자의 동기생이다. 동기생이 우승하면 소주라도 한잔 얻어 마시는 콩고물이라도 떨어지기에 동기가 우승하기를 바랬는데 우승하였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으랴! 대기실에서 축하한다고 하니 음료수 마음껏 마시라고 한다.
곽영효도 상 받고 창옥이도 우승하였으니 둘이서 대차게 한번 쏜다고 한다. 아주 거나하게 자리 마련 할 테니 11기들은 다른 약속하지 말고 준비들하고 기다리란다. 점심도 공짜로 먹고 저녁도 거나하게 얻어먹게 되었다...
그런데 필자는 오늘 경마 끝나고 중요한 행사가 있다. 이를 어쩌나,,, 경마팬과의 만남의 행사가 있기에 빠져나갈 수가 없다. 다른 약속 같으면 취소하겠는데 팬과의 약속은 꼭 지켜야 하기에,,, 동기들에게는 내가 언제 갈지는 모르기에 먼저들 먹고 있으라고 하고는 행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경마팬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기생들이 쏘는 한턱이 몹시도 생각이 났지만 팬들과 대화를 하며 국밥을 맛있게 먹었다. 이래나 저래나 필자에게는 하루가 즐거운 시간이었다.
PS: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무리짓는 마지막 경마 날이기에 가볍게 기분 좋은 글을 썼다. 이번 주 경마에서 경마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즐거운 하루가 되면서 우리의 경마 시즌이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 경마 팬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PS: 내년에도 경마문화에 글을 계속 쓸지 아직은 미지수다. 어쩌면 글을 중단할지도 모른다.


작 성 자 : 홍대유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