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지난달 22일 경영혁신안을 통해 현행 마사회 이익금의 50%인 특별적립금 비율을 60%로 확대할 것임을 발표했다.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은 국회상임위를 통과,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특별적립금이란 경마팬들이 베팅한 금액 중 환급금(72%)과 각종 세금(18%), 법인세, 비용 등을 모두 공제하고 남은 마사회 수익금 4% 가운데 축산발전기금과 농어촌 복지사업비가 차지하는 2%를 말한다.
특별적립금 확대에 대해 마사회 관계자는 “경마시행을 통해 마사의 진흥을 꾀한다는 마사회 설립목적에 부응하고 한편으로는 관장부처의 농림부 환원을 계기로 사회 환원 비율을 높이라는 정부(농림부) 지침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별적립금이 확대 적용됨에 따라 이제 경마발전을 위한 자체사업적립금 비율은 대폭 낮춰지게 됐다.
하지만 경마 지방화를 앞두고 여러 사업이 진행중이라는 점에서 특별적립금 확대는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당장 진행 중인 일련의 사업과 앞으로 추진할 계획도 산적해 있는데 집행할 수 있는 가용자금은 오히려 축소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현재 기공식을 마치고 건설 작업에 돌입한 부산경남경마장 공사는 물론, 부산, 대구, 창원 등 지방 각 지점 설립에도 수백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뿐만 아니라 부지 선정을 마치고 본격 착공을 눈앞에 둔 제2 경주마 육성목장 건설, 승식 다양화를 위한 각종 준비 등 여러 가지 진행중인 사업들을 봤을 때 경마발전 적립금은 오히려 확대돼도 시원찮을 지경이다.
이같은 우려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지난 10월 발표한 한국마사회 경영진단 결과에도 나타나있다. 경영진단 결과에 따르면 2002년부터 현행 50%인 특별적립금을 60%로 확대했을 시 2003년에는 2백94억원의 가용자금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그 부족금은 점차 누적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물론 사행성 강한 경마산업의 특성상 수익금의 사회 환원 확대는 국민적 인식을 정화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가 움츠러들어서는 안될 것이며, 더욱이 농어촌을 위한 각종 지원금이 대부분인 특별적립금을 확대해 봐야 한정된 계층에 집중됨으로써 사회 환원을 통한 경마인식 재고라는 본래의 취지는 살리기가 어려울 게 분명하다.
여기에 또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경마수익금의 사회 환원에 앞서 경마소비자를 위한 각종 복지 시설이나 서비스 제고 방안도 더불어 검토돼야 한다는 점이다.
경마중독자를 위한 무료 재활센터, 경마소비자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센터나 경마 강좌, 경마 복지 병원 건립 등은 일종의 피해의식을 지니고 있는 경마팬의 일반적인 정서를 환기할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경마 매출액 증가에 따른 수익금 배분은 기본적으로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재투자에 쓰이는 한편, 경마소비자의 복지 증진은 물론 사회 각 분야로 골고루 쓰여 경마 시행의 의의를 확보해야 한다.
어느 한 분야에 치우쳐서도 안될 것이며 정부 관장 부처의 편의와 필요에 따라 집행돼서는 더더욱 안될 것이다.
매년 천 수백억씩 지원되는 경마이익금이 보다 효율적으로 쓰이면서 경마발전에도 이바지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