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2세마의 자웅을 가리는 경매마 특별경주가 오늘 제8경주에 열린다.
경매마 특별경주는 말 그대로 올해 경매를 통해 데뷔한 2세 암·수말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로, 국내 3관 경주의 기틀이 마련된 시점에서는 내년도 3세마 판도를 미리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이 모아진다.
사실 이 대회는 지난해 2세마 특별경주로 열렸던 MBC배의 성격을 띠고 있다. 당시 MBC배는 이제 국내에도 쥬비나일 개념이 도입됐다는 점에서 3관 경주 시행과 맞물려 그 의의가 높게 평가됐었다. 그러나 올해는 MBC측과 마사회와의 문제로 당초 경마대회로 격상될 예정이었던 이 대회는 폐지되고 대신 경매마 특별로 둔갑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수의 국산마가 개별거래로 도입된 점을 감안하면 경매마 특별이 갖는 의미는 초라해 질 수밖에 없다. 경매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했던 탓에 경매로 입사한 2세마보다 개별거래를 통해 입사한 수가 두 배나 더 많았기 때문이다.
아직 몇 전 치르지 않은 신예들이지만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상 앞선 전력으로 평가되는 ‘해암장군’, ‘이른아침’, ‘당대으뜸’, ‘명가희’등이 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것도 경매가 아닌 개별거래로 입사했기 때문이고, 그나마 ‘신안보물’, ‘월문산방’, ‘숙현’등이 추죽을 이뤄 간신히 7두로 최소 편성 두수를 채웠다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최근 국산 2세마의 능력이 상향 평준화됐음을 감안하면 이번 대회가 비록 특별경주지만 그 어느 경마대회 못지 않게 높은 관심을 끌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경매마라는 출전 자격 제한으로 상당 부분 흥미 요소가 반감된 것이다.
물론 경매마 특별경주의 시행 취지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경매를 통해 등용된 국산마에게 메리트를 주고 그럼으로써 아직까지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는 경매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한 배려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정작 경매 자체는 제때 예정대로 시행하지도 못했으면서 그 취지만 살리기 위해 제대로 편성되지도 않을 경주 계획을 세웠다는 느낌이 들어 개운치 못하다.
경주마 수급계획에 맞춰 경마시행일정을 세우고 선진 정책을 입안하는 것은 마사회의 몫이다. 그중에서도 경마대회의 규모와 일정은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이며, 기왕이면 가용되는 경주마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최상의 일정을 뽑아 낼 수 있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난주에 있었던 YTN배가 그랑프리 2주전에 시행되면서 최고의 국산 3세마가 경마인들의 잔치 그랑프리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게 된 것도 그렇고, 이번 경매마 특별경주가 반쪽짜리 대회로 전락한 점 등은 차후 개선해야 될 것들이다. 여기에 2세 암말 대회의 추가 시행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현재 3관 경주를 시행하고 있는 선진 경마시행국에서는 2세마 대회 외에 2세 암말 대회는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암말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크스, 필리 등 다양한 대회가 시행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암말이 수말에 비해 조기완성되는 경향이 있어 특히나 2세 암말 대회의 중요성은 강조된다. 국산마 점유율이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 국내에서도 벌써부터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데뷔한 2세마 중 출중한 기량을 선보이는 경주마 가운데 암말이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높다는 점도 이같은 현상을 뒷받침하는 증거다. 어차피 코리안더비에 이어 코리안오크스를 별도로 시행한다면 2세 암말 대회의 신설도 한번쯤 고려해 볼만한 일이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