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농림부에 승인 요청한 내년도 경마시행계획을 보면, 총 경마일수 93일에 1094개 경주로 올해 보다 경마일 수 2일, 경주 수 24개가 축소 시행된다.
이와 더불어 내년도 경주마 도입 예정두수는 국산마 470두, 외산마 160두로 총 630두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로 현재 민간목장과 제주육성목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1세마가 총 580두인 것으로 파악돼 도태율을 감안하더라도 공급 예정두수보다는 1백 두 가량 초과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서울경마장 마방 부족과 이런저런 이유로 경마장 입사를 하지 못하고 현재 민간목장에서 관리하고 있는 2세마와 이미 개별거래를 마친 1세마, 그리고 경마장 입사 후 데뷔를 준비하는 미검마 1백 여 두를 생각한다면 계획된 수치보다 적어도 2백 두 이상 초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외산마 160두 까지 가세하면 실제로 공급될 경주마 수는 850두를 훌쩍 넘는다.
연간 가용두수 대비 신규 공급두수를 생각하면 교체율이 무려 63%에 달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서울경마장의 경주마 도태율은 40%에 불과한 500∼570두 가량이어서 공급되는 경주마를 고스란히 소화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단순히 수치상으로만 봐도 2백 두 이상 과잉 공급되면서 경주 수가 부족하게 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경주 수로 따지면 적어도 1백50개 경주 이상이고, 경마일 수로는 10일 이상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경마일 수도 적고 자연히 경주 수도 줄어들게 된다. 어린이날까지 경마일과 겹치며 정상 경마시행일수가 불과 93일에 그쳐, 더더욱 경주편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시행이 예정돼 있어 이 기간동안 경마시행이 가능할지 여부조차 현재로선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마사회와 마주협회가 서울경마장 보유두수를 고려해 경주마 도입 시기를 적절히 조절하겠지만 국산마의 경우 경매시행과 별도로 개별거래가 워낙 활성화 돼있어 올해만 해도 상반기 동안 수시로 경마장에 입사한 국산마만 2백 두가 넘었다. 더욱이 올해 다 소화하지 못한 국산마 까지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에도 국산마 과잉공급과 적체현상이 뚜렷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외산마 도입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마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한정된 경마일 수로 경주마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당장 마사회가 외산마 도입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방법을 취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미 가속이 붙은 국산마 생산이 하루아침에 조절될 리 없을뿐더러 외산마 도입도 포기할 수 없는 문제다.
결국 해법은 경마일 수를 늘리는 것 밖에 없다.
하루 6∼8개 경주를 편성해 금요일 경마를 전면 부활한다거나, 이도 어려우면 여름시즌 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넘쳐나는 경주마 자원과 이를 최대한 활용키 위한 경주 수 확대는 절대 환영할만한 일이다.
결국에는 경주마 수준을 높이고 경주 질을 향상시키는 데도 궁극적인 기여를 할 것이며, 점차 치열해지는 경쟁산업과의 경쟁에서도 경마산업이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경마일 수 확대에 대한 한국마사회와 농림부의 전향적인 검토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이희경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