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주간 필자는 정신 없이 바빴다. 마사회와의 상금과 제도적인 협상 문제로 기수협회는 갑자기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기수가 말이나 열심히 타면 되지 무슨 비대위를 만들어야 하는지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지만 얼마나 다급하였으면 비대위를 만들었을까?
비대위를 만들게 된 동기는 이랬다. 마사회와 기수협회는 9월 2일부터 여러 가지 협의를 하면서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을 하여왔는데, 느닷없이 10월 28일 일요일 마지막 경주가 끝날 시간에 마사회 협상 담당 부서에서 기수협회에 전화를 걸어 마사회안이 나왔으니 받아 가라고 하고는 15일 안에 협의가 되지 않으면 이대로 정부에 올려서 집행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한 것이다. 마사회의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통보는 너무나 어이가 없는 것이며 내용 또한 그 동안 협상을 하여온 내용은 전혀 무시하고 기수들의 사활을 걸게 하는 것이었으며 마사회가 힘의 횡포를 부리는 그러한 내용의 일변도였다.
기수협회가 만들어지고 마사회 일부에서는 기수들이 너무나 크니 기수협회를 죽여야 한다는 말들이 간간이 들리고 있는데 협상안을 보니 이러한 냄새가 표면적으로 풍기고 있고 그래서 기수협회는 마사회안 대로라면 정말로 큰일이라고 생각되기에 즉시 이사회를 열고 곧 바로 총회를 소집하여 비대위를 구성하게 되었다.
비대위는 기수협회 임원 10명과 임원이 없는 후배 기수 중에서는 16기, 17기, 18기, 19기, 20기의 선임을 위원으로 총 15명이 구성됐다. 비대위 위원장은 부회장이 맡을까 하다가 좀 더 빠르게 움직이기 위하여 회장인 내가 맡게 되었다.
이렇게 탄생한 비대위는 협상이 마무리 될 때까지 하루에도 몇 차례씩 회의를 하며 마사회와 협상을 하였다. 필자는 기수가 되고서 개인마주제 전에는 기수회장 자격으로 노조 부위원장을 하여 보고, 기수협회가 독립할 때는 발기인위원장, 창립준비위원장, 경마발전위원등 여러 가지의 자리를 맡아 봤지만 비대위 위원장은 처음인데 위원장을 맡으면서 필자 자신도 비대위의 위력과 속전속결에 놀랐다. 어떻게 같은 조직에서 회원이 그대로 참여하였는데 비대위라는 명칭아래 이렇게 신속하고 무게 있게 조직이 움직일 수 있단 말인가?. 정말로 비대위의 무서운 위력을 실감하기에 마사회에서 강하게 나오면 나올수록 우리는 더 강하게 나갈 수가 있었다.
비대위를 소집할 때마다 위원들의 한마디 한마디의 신중함과 항상 협상에서 최악의 사태를 염두에 두고 제1집행부, 제2집행부, 제3집행부를 구성하여 전진하는 파워 앞에 기수들의 권익을 위하여 위원장인 나뿐만 아니라 위원 모두가 마음을 비우고 기수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협상에 임하였다. 결국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며 협의안이 나와서 기수협회는 협상안을 총회에 부쳐 통과시킴으로써 그 무시무시한 비대위는 해체되었다. 비대위를 해체하는 날 우리들은 어떠한 위기 속에서도 모두가 단결만 되면 큰 힘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을 수 있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비대위 위원과 기수들의 응집된 단결력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기에 기수회원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며 그리고 본의 아니게 기수들의 행동으로 경마팬에게 피해를 주었던 점에 대하여 미안하게 생각한다.


작 성 자 : 홍대유 pinklady@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