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우수 3세마로 선정된 ‘메이저킹(4세 수말, 마주 김진영)과 ’스피디퍼스트(4세 암말, 마주 고정수)가 1월 7일(화) 미국 경마대회 출전을 위해 뉴욕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마사회는 2008년도 ‘픽미업’을 시작으로 2009년 ‘백파’, 2010년 ‘위너포스’, ‘파워풀코리아’, 2011년 ‘스틸런패스트’, ‘메니피포르테’ 등 매년 연속 미국 무대에 꾸준히 도전해왔다. 원정마들은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혈통의 경주마들이었지만, 경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경마에 도전해 지금까지 국산마가 해외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필소굿` 한 마리뿐이다.

한국마사회는 해외 원정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지금까지는 삼관마 경주에서  최우수마로 선정된 말이 5억원의 인센티브를 받고 종마로 전환하던 것을 올해부터 최우수 수말은 통합 3관마(Triple Crown, KRA컵마일, 코리안더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와 암말 3관마 경주(Filly Triple Crown, KRA컵마일, 코리안더비, 코리안오크스)에서 최고 득점을 한 최우수 수말과 암말에게는 각각 7억원과 5억원의  내걸고 해외원정을 의무화 했다.

이번 원정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경주마는 리딩사이어 2연패에 빛나는 ‘메니피’의 대표자마 ‘스피디퍼스트’다. ‘스피디퍼스트’는 데뷔 후 10전 6승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코리안더비 경주에선 상대마를 월등한 기량으로 제압했고, 8월 코리안오크스 대회에서도 2위를 무려 7마신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3세 최우수 암말로 선정됐다. 큰 대회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중, 장거리에서의 기대치도 높아 미국경마에서도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피코센트럴’의 자마인 ‘메이저킹’은 2012년 11월 다소 늦은 데뷔에도 파죽의 4연승을 달리며 경마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5월과 7월에는 코리안더비(GⅠ) 3위, 경남도민일보배(L) 2위를 기록하며 3세 우수마 반열에 올랐다. 특히, 3관경주의 마지막 관문인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우승을 차지한 ‘메이저킹’은 총점 38을 획득하여 최우수 3세마(KRA컵 마일경주ㆍ코리안더비ㆍ장관배 등 삼관 경주 종합 1위)에 올라 2억7천5백만원의 우승상금과 함께 해외원정마로 선정됐다.

화물기 편으로 뉴욕 JFK공항에 도착한 두 마리의 국산마들은 현재 미국 뉴욕의 동식물 검역소에서 수입 검역을 마치고 미국 메릴랜드 주(州) 로렐 경마장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들 경주마들은 로렐 경마장에서 3개월 간 강도 높은 훈련을 받은 이후 오는 4월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미국에서 원정마를 관리할 조교사는 테스터만(Testerman)으로 2010년 마사회 원정마인 부산경남 경마공원에서 활약 중인 파워풀코리아 등 한국 경주마에 정통한 조교사다.

역대 최강의 국산 경주마들이 미국원정에 나서는 만큼 2012년 ‘필소굿’의 뒤를 이어 미국의 경주에서 다시 한 번 우승을 차지하여 국위를 선양하고 한국 경마를 미국에 알려 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경마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지난해 11월26일에는 한국 대표 경주마 ‘와츠빌리지(3세 수말, 우창구 감독)’가 일본에서 열린 경마 한일전(韓日戰) 2차전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세계경마에 도전하는 한국경마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스포츠 경기를 관전할 때 여러 즐거움 중에서도 이변을 연출할 때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특히 약자가 강자를 물리칠 때 그 쾌감은 배가 된다. 한국은 경마역사 90년, 일본은 15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매출액은 한국경마 7조6천억원, 일본은 30조원이다.

비록 지방경마이긴 하지만 일본경마를 침몰시킨 한국경마가 이제는 세계 최대 경마국인 미국경마를 점령하기 위해 원정에 나섰다. 모쪼록 좋은 성적을 거둬 한국경마의 세계화를 달성하고 경마=도박이라는 부정적인 편견도 말끔하게 날려버려주기를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