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권발매원노조가 임금 및 고용형태 전환을 요구하며 경마일에 파업을 단행했지만 한국마사회 전 임직원이 투입돼 일심 단결하여 위기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을 보였다. KRA한국마사회의 마권발매원노동조합은 12월22일 한국마사회와의 단체협상이 결렬되자 파업에 돌입, 300여명의 마권발매원이 출근을 거부했다.

일부 장외지점에선 발매원 50% 이상이 출근을 하지 않아 정상적으로 마권을 발매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서울경마공원과 각 장외지점에선 혼선을 피하기 위해 무료입장 시행, 모든 마사회 직원이 발매창구 대기, 경주중계 방송에서 자율발매기 이용을 권장하면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연말이 다가오고 서울경마공원 휴장을 앞두고 경마공원 및 장외지점을 찾은 경마팬은 오히려 전 주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한국마사회는 파업에 대비하여 철저하게 대책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점 등에서 혼란이 나타나자 출발시간 연장, 한국마사회 모든 임직원의 발매업무 투입, 자율발매기 증설 등로 위기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이에따라 전국 3곳의 경마공원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서는 많은 어려움은 있었지만 경마팬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마권발매가 이뤄졌다.

한국마사회와 마권발매노조는 지난 8월 16일부터 총 15차례 본교섭 및 실무교섭을 통해 노조 요구사항 110개, KRA 요구사항 78개에 대해 교섭을 진행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12월 15일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를 거치며 교섭을 진행했으나 결국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협상이 결렬됐고, 마권발매노조는 결국 20일 파업 신고를 했다.

마권발매노조는 실제 근무시간을 반영해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15시간 이상(고용형태 전환)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시간제 경마직인 마권발매원들은 경마가 열리는 날만 출근해 발권과 안내 등을 하는 직종으로, 현재 주 2일 근무를 하는 관계로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초단시간 근로자에 해당한다.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이상이면 노동법과 근로기준법에 따라 유급휴일과 연차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고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된다.

마권발매원노조측은 “마사회가 식사시간과 휴식시간 등을 억지로 조정해 근무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낮췄을 뿐 실제 근무시간은 15시간 이상”이라며, “사측이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을 10분씩 잘라주는 바람에 식사조차 여유 있게 할 수 없다. 실제 근무시간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요구사항은 △현행 57세인 정년을 60세로 연장 △임금 6.7% 인상(최초 10% 인상), 근로시간 면제시간 부여(연간 10,000시간) △명절기념품, 식대보조비, 교통비 인상 등이다.

KRA한국마사회는 마권발매원노조측 요구에 대해 원칙적으로 인사권과 경영권 관련 사항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또한 근무여건 개선이나 복리증진을 위해선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공기업에 대한 정책방향 및 지침 준수, 유사 및 동종업계와의 임금수준, 금년도 매출하락 기조, 사업장내 타 직군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과도한 요구를 수용키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로 마권발매원들은 시급 10,000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 그룹들이 운영하는 대형 마트 등의 계산원이 4,000원-5,000원 정도 받는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많은 돈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한국마사회가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불법 행위와 경영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요구 및 단체행동에는 엄정히 대응할 계획임도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마사회 직원들이 모든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위기상항에 일사불란하게 대처한 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서로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