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이병진 신임 위원장을 수장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제3기 위원회는 법조·관광·언론·시민단체 등 민간 전문가 9명과 관계부처(기획재정부, 안전행정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등 모두 13명으로 구성되었는데, 추후 체육 및 사회복지분야 민간위원을 각 1명씩 위촉할 예정이다.

제3기 사감위 위원장으로 위촉된 이병진 위원장은 경북 안동출신으로 경기고와 성균관대 법학과, 미국 위스콘신주립대대학원(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24회 출신으로 국무조정실 기획심의관실 서기관을 거쳐 2002월드컵 정부지원점검단 기획총괄국장, 국무조정실 규제개혁기획단 기획총괄팀장, 국무조정실 사회문화조정관, 국무조정실 기획차장 등을 역임했다.

일반 위원에는 양일용 제주관광대학교 부교수, 서정욱 변호사(법무법인 율려), 김성민 (주)한국소비자TV 대표이사, 오광성 민생경제정책연구소 소장, 황승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 김경희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김하중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석만 변호사(법무법인 여명) 등이다.

제3기 사감위가 본격 출범하면서 ‘제2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 수립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감위는 11월 20일 전체회의를 열어 신임 사감위원들의 상견례 및 종합계획 경과 보고를 받았다. 12월중에는 사감위원 워크숍, 내년 1월중 공청회 개최 후 1월 20일 사감위 전체회의를 통해 종합계획을 의결할 예정이다.

1기와 2기 사감위는 합법적인 사행산업 규제에만 열을 올려왔다. 그러다보니 풍선효과에 의해 불법사행행위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합법사행산업 매출액의 4-5배에 이르는 돈이 세금 한푼 내지 않고 지하에서 움직여졌다. 합법사행산업 규제 중에서도 특히 경마산업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정책을 지속해왔고, 불법도박 및 불법사설경마 등은 사실상 외면해 균형감각 잃은 위원회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3기 사감위가 제대로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바다이야기’ 광풍으로 인해 불법도박을 근절하자는 취지에서 출발한 사감위지만 초기의 목적을 잃고 합법 사행산업에 대한 규제에 몰두해 꾸준히 사감위 폐지에 대한 여론도 높아져 왔다. 다수의 사감위 관계자들은 신임 이병진 사감위원장의 업무 스타일이 독단적이지 않고 합리적으로 알려져, 향후 사행산업 발전을 위해 업계 관계자를 포함한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감위가 2차례에 걸쳐 고려대학교산학협력단에 용역을 주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불법사행행위로 인한 매출액은 75조원에 이른다. 합법사행산업 매출액이 18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국가적으로 어마어마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불법사행행위를 양성화하기 위해서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의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합법사행산업 규제에서 불법사행행위 규제 기구로 완전 탈바꿈시켜야 한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규제하고 있는 경마를 비롯한 카지노업, 경륜과 경정, 복권,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은 모두 각 산업을 규제하고 통제하는 법이 존재하고 있다.

카지노업은 ‘관광진흥법’과 ‘폐광지역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으로, 경마는 ‘한국마사회법’으로, 경륜과 경정은 ‘경륜 경정법’으로, 복권은 ‘복권 및 복권기금법’으로, 체육진흥투표권은 ‘국민체육진흥법’으로 관장하고 있다. 각 법은 해당 산업에 규제와 통제를 강화하여 해당 산업의 부정과 비리를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사감위법을 만들어 각 사행산업을 규제하는 것은 옥상옥으로 인한 엄청난 국력낭비다. 제3기 사감위는 불법사행행위 단속에 전념하고 불법사행행위 감독기구로 거듭나기 위한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