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산업은 혈통의 가치를 최고로 취급하는 경주마(Throughbred)를 활용하는 다양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하며 전 세계적인 놀이문화로, 레저로, 관람스포츠로 대중적인 인기를 끌며 국가경제 기여도와 고용 창출 효과가 막대한 산업으로 발전해왔다.

지구촌의 대표적인 말산업 선진국들로 꼽혀 온 호주, 미국,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서 경마산업은 국가경제와 지역경제, 고용 창출 기여도는 물론 연관 산업 유발 효과가 막대한 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되고 또 그만큼 성장했다.

경마 시행 국가는 몰타를 비롯해 뉴칼레도니아, 짐바브웨, 트리니다드 토바고, 바베이도스, 자메이카, 모리셔스 등 낯선 나라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영국과 아일랜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마인 평지경주는 물론 장애물경주도 인기가 높다. 북유럽지역 국가들인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와 북미지역 국가인 캐나다에선 오늘날 경주마의 주류인 서러브레드 품종과는 다른 Standardbred 종으로 시행되는 마차경주의 인기가 만만찮고, 미국 서부지역인 캘리포니아주와 텍사스주 등에서 시행되는 쿼터호스(Quarterhorse)품종의 초단거리·초스피드 경마도 꽤 인기가 높다.

세계 주요 경마 시행 국가들의 경마장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경주마를 가려내기 위한 시험장이다. 경쟁성이 치열한 경주를 통해 객관적인 검증이 이루어진다.  경주마들의 혈통 가치와 잠재력을 후대 생산으로 보전하는 동시에 신비롭고 경이로운 차원을 넘어서기도 하는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연장이다. 일반의 상상을 초월하는 투자와 노력을 병행하는 경주마 생산, 육성 주체들의 각축 무대다.  

우리나라는 현재 서울과 부산, 제주 등 3개의 경마장을 소유하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는 서러브레드 품종으로 경마를 시행하고 제주는 소위 천연기념물 347호인 제주마(조랑말)와 잡종마인 한라마로 경마를 시행 한다.

지난 80년대 중반 제주도 내 전체 사육 개체 수가 1300여 두로 추정되면서 멸종 위기에 처했던 천연기념물 제주마가 동록기관 지정 이후 체계적인 등록 관리와 보존 노력에 힘입어 점차 증가하더니 작년 말 현재 전체 사육두수가 1775두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은 제주마 등록기관인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 김준 연구사가 최근 제주에서 ‘말산업 가치 창조와 도전’이란 주제로 한국동물자원과학회가 주최하고 한국마연구회가 주관한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밝혔다.

김 연구사는 ‘제주마 혈통보존 관리’란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 보호구역 내에서 적정 관리 두수로 150두를 관리하고 있으며 초과 두수에 대해서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 지정 해제 절차를 거쳐 일반 농가에 분양, 증식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은 제주마 관리기관에 이어 지난 2000년 농림축산식품부에 의해 가축등록기관으로 지정돼 제주마를 체계적으로 등록관리하고 있다. 일반 농가에서 사육되고 있는 순수 혈통으로 추정되는 3309두에 대한 제주마 등록신청을 접수 받아 엄격한 심사를 거쳐 인정된 173두에 대해 기초등록증도 발급했다.

KRA 제주지역본부가 제주경마공원에서 시행되는 경마를 2020년부터 전면 제주마로 시행하는 방침과 계획을 예고한 이후 경주용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진흥원은 제주마 사육농가의 소득 향상을 위해 학계를 비롯해 연구기관, 생산자단체 등과 역할분담을 통해 제주마 증식 및 개량을 활성화하고 강화할 방침이다.

천연기념물 347호인 제주마가 대한민국의 토종 경마로 세계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민국은 이미 여러 대중문화에서 ‘한류’ 열풍을 일으키면서 세계인의 관심을 받은지 오래다. 제주 조랑말 경주도 세계의 관심을 모았으면 좋겠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