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경마교육원의 엄격한 훈련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뚫고 신인 수습선수 5인방이 경주로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경마교육원 2011년 입학 동기인 권석원(23), 김태훈(19), 송재철(24), 이찬호(22), 조한별(23)이 그들이다. 이들은 6월15일(토) 서울경마공원에서 공정경마 선서를 하며 데뷔를 알렸다. 2011년 함께 입학한 20명의 동기들 가운데 끝까지 살아남은 최후의 5인이다. 2년간의 합숙생활 동안 매일 새벽 5시30분부터 시작되는 엄격한 커리큘럼과 혹독한 훈련을 소화해낸 만큼 실력 검증이 끝난 ‘준비된’ 신인이기도 하다.  

동기들 중에서도 권석원 선수는 한 때 연예인 지망생이었다. 아이돌 가수가 되기 위해 JYP 등 연예기획사 오디션을 보고, 연기 수업을 받는가하면, 서울종합예술학교 실용음악과에 들어가 노래 실력도 갈고 닦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연습과 오디션 속에 연예인에 대한 열정이 식어갈 때 쯤 아버지로부터 경마 선수에 도전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경마 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는 권승주 감독이다.    

권석원 선수는 진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방황을 거듭하던 무렵 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 말을 타던 날의 기억이 경마선수가 될 것을 결심하게 했다. 그 때부터 죽기 살기로 경마 선수가 되기 위해 달려왔다.

3수만에 경마교육원 합격의 감격을 누린 선수도 있다. 한 번은 시력검사, 한 번은 합숙훈련에서 낙방한 송재철 선수는 한 때 선수의 길을 포기하려 했다. 그러나 송 선수는 한국마사고등학교 출신 선배 선수들과 선생님들의 응원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도 경마 선수협회 장학금으로 겨우 마칠 수 있었다. 경마 선수가 되어 본인이 받은 불우한 이웃에게 되돌려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미성년자 선수도 있다. 김태훈 선수는 중학교를 마치고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곧바로 경마교육원에 입학한 특이한 케이스다. 아직 20살이 채 안된 김태훈 선수는 경마 선수가 된 것이 인생의 설계를 세우는 이정표라며 향후 선수 생활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인 수습기수들은 데뷔하자마자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경마팬들이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이찬호 선수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찬호 선수는 2주일간 12차례 경주에 출전하여 우승1회, 준우승 2회의 성적을 거두며 전혀 신인답지 않은 기승술을 자랑했다. 6월15일(토) 첫 출격을 마친 다섯 명의 신인 선수는 향후 2년간 경마교육원 소속의 수습선수로 활동하면서 320전 20승 이상의 조건을 채우면 정식 선수면허 응시자격을 가지게 된다.

험난한 관문을 통과한 만큼 신인 선수 5인방의 각오도 남다르다. 아버지가 서울경마공원의 부감독인 이찬호 선수는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 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부족하지만 세계 최고의 경마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송재철 선수처럼 3수만에 경마교육원에 입학한 조한별 선수는 동기들이 서로 도와 힘든 과정들을 견딜 수 있었다며 어렵게 이 자리에 온 만큼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선수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마 선수는 경주마에 기승해 말몰이를 하게 되는데 승패에 미치는 영향은 약 30%를 차지한다. 경마 감독과의 계약에 의해 경주 성적에 따라 상금을 받는 자유직업인으로, 경마교육원에서 4년(수습선수 양성과정 2년, 정식선수 양성과정 2년)간의 선수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선수면허를 취득해야 프로선수로서 활동이 가능하다. 영국이나 미국 등에서는 스타 경마선수가 될 경우 전용비행기를 소유할 정도로 부와 명예를 누린다. 신인 선수들의 활약이 한국경마산업 세계화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