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금요일 경마서  13두 이상의 경주마 출전시 발매하지 않던 쌍승식과 삼복승식 마권 발매제도를 전격적으로 철회했다.

마사회는 지난 4월부터 마권구매 건전화 조치의 일환으로 금요일 부경 경주 중 13두 이상 출전할 경우 쌍승식과 삼복승식을 발매하지 않는 제도를 전격적으로 철회하고 17일 경주부터 원래대로 환원한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가 마권 종류의 제한 판매를 실시한 것은 ‘출전마가 많은 경주의 경우 편성의 난이도 자체가 높은 상태에서 복잡한 베팅방식까지 적용돼 100배 이상 고배당 발생 비율이 높아지고, 고객의 지나친 세금 부담이 우려되고, 고배당에 대한 민원도 잦아 현재의 베팅방식과 편성이 적절한지 여부를 검증’하는 차원에서 일부 경주에 한해 발매를 제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개월간 시범 운영을 통한 고객의 반응에 따라 서울과 제주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제도가 시행되면서 경마팬들의 민원제기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많은 팬들은 마사회의 승식 탄력적용제가 ‘시대에 역행하는 오만하고 몰상식한 행정’이라는 질타와 ‘고객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라며 강한 반발을 보인 것이다.

또한 마사회 내부적으로 어려운 편성에 대한 고배당 승식 미시행으로 팬들에게 경주 난이도를 낮춰주어 매출을 늘릴 수 있다는 의견으로 승식 탄력적용제가 시행됐지만, 결과적으로 해당경주에 대한 매출감소가 두드러지는 등 경마팬 흥미 반감이 드러남으로써 역효과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됐다.

가뜩이나 우리나라는 마권의 종류가 부족해 경마팬들의 불만이 높은데 어렵게 개발해 놓은 마권을 판매하지 않는 어이없는 정책을 시행했다. 삼복승식과 쌍승식이 적중이 어려워 고배당이 속출해 기타소득세 등 세금을 많이 내야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또 맞추기 쉬우면 베팅금액이 많아져 매출액도 올릴 수 있다는 얄팍한 계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매출액은 오히려 더 떨어지고 말았다.

필자는 여러 차례 마권종류 다양화를 주장한 바 있다. 필자가 마권종류 다양화를 주장하는 것은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선택은 소비자 몫으로 돌려야 경마의 본질을 잘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 마권종류 다양화는 출전 두수가 적은 경주편성에서 나타나는 여러 부작용을 줄여 경마의 묘미를 배가시킬 수 있는 장점도 강조 했다.  

선진경마국의 경우 심지어 5마리 정도만 출전하여 레이스를 펼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선진경마국의 경우는 마권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그 종류에 따라 다양한 배당률이 형성된다. 그러다보니 적은 경주마가 출전하더라도 개인의 선호에 따라 레이스를 즐겁게 관전할 수 있다. 저배당을 좋아하는 경마팬은 적중하기 쉬운 마권을 구입하고 고배당을 좋아하는 경마팬은 적중하기 어려운 마권을 구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마는 불공정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스포츠토토와 복권은 동네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지만 경마는 반드시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에 가야지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다. 자꾸 경마팬을 불편하게 하니 경마팬들은 사설경마(맞대기)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경마선진국들은 온라인 마권발매가 경마장과 장외발매소에서 발매되는 마권매출액보다 훨씬 많다. 온라인마권발매시스템(Knetz) 부활과 각종 복권, 스포츠토토가 판매되는 동네편의점에서 함께 마권을 발매하는 시스템 구축은 말산업 발전을 위해 미룰 수 없는 정책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