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마 지존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빠져들고 있어 경마팬들을 한껏 흥분시키고 있다. 지존경쟁의 정점에는 ‘지금이순간’과 ‘당대불패’가 있다. ‘지금이순간’은 4세 수말이고 ‘당대불패’는 6세  수말이다. 이 2마리 경주마의 질주본능은 총알에 비유된다.

‘지금이순간’은 상반기 서울 최강 국산마를 가리는 제21회 <서울마주협회장배> 경주에서 월등한 기량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필소굿’을 비롯해 ‘금아챔프’, ‘스페셜윈’, ‘글로벌퓨전’ 등은 ‘지금이순간’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최근 ‘지금이순간’은 발군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 출전한 총 4번의 경주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고 있고, 특히 최근 3번의 경주에선 준우승 경주마를 평균 6마신 이상차로 제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제 관심은 서울대표 ‘지금이순간’과 부경대표 ‘당대불패’의 거물급 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대불패’는 살아있는 신화라 칭할 만큼 국내 경마 사상 최고의 국산마로 꼽힌다. ‘당대불패’는 이미 <대통령배> 경마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동일 경마대회 3년 연속 우승은 국내 첫 기록이고, 해당 대회가 다름 아닌 GⅠ급 <대통령배> 경주라는 점은 그의 위상을 더욱더 높이고 있다. 이외 ‘당대불패’는 경마대회, 특별경주에서만 무려 10회 우승을 차지했다. 과거 ‘새강자’의 11회 경마대회 우승 도전에 단 1회만 남겨두고 있어 이 부문 역시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로 꼽힌다.

반면 ‘지금이순간’은 데뷔 후 현재 경마대회에서만 3회 우승을 차지했다. 게다가 1군 진입 후 최고 부담중량은 58kg에 불과한 반면 ‘당대불패’는 이미 4차례 60kg 이상의 고부담중량을 짊어지고 경주를 치른 바 있다.

현재로선 경험과 관록 모두 ‘당대불패’가 우세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나이다. ‘당대불패’의 능력이 앞서 있는 상황이라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경주 여건은 ‘지금이순간’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스포츠의 세계에서 피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세대교체다. 흐르는 시간을 거스를 순 없다. 과연 올해 ‘당대불패’가 흐르는 세월을 거스르고 여전히 명마다운 위상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아니면 오랜만에 ‘지금이순간’이 서울의 자존심을 세워 줄 영웅으로 거듭날지 이들의 맞대결이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경마 역사상 최고의 국산마로는 ‘당대제일’, ‘새강자’, ‘자당’, ‘무비동자’, ‘쾌도난마’, ‘명문가문’, ‘무패강자’, ‘가야산성’, ‘백광’, ‘루나’ 등이 꼽힌다. 이중 ‘새강자’는 경마대회, 특별경주에서 무려 11승을 기록해 이 부문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경마대회 10승을 기록한 ‘당대불패’는 당당히 2위에 랭크되어 있다.

앞서 언급한 경주마들은 국내 경주마 부문의 전설로 꼽힐 만큼 최고의 경주마로 평가된다. 시대는 다르지만 실질적으로 ‘당대불패’는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경주마의 능력이 좋아지고 있고, 좋은 체형을 겸비한 우수 혈통의 경주마가 많다는 점에서 ‘당대불패’의 경마대회 10승 기록은 ‘새강자’의 11승보다 더욱더 높은 평가를 해줘야 한다.

‘지금이순간’과 ‘당대불패’의 맞대결은 6월에 펼쳐질 제주특별도시배 경마대회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마리 모두 수말이어서 ‘혈통스포츠’인 경마의 특성상 이기는 경주마는 교배료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