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769호 인기 연예인까지 불법사행행위에 빠지고 있는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계속 합법만 짓누를 것인가
불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김용만이 끝을 모르고 추락 중이다. 이미 진행을 맡고 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다.
검찰은 3월21일 김용만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에서 5년간 10억여 원의 돈을 베팅한 사실을 밝혔다. 김용만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반듯한 이미지로 착실하게 방송 활동에 매진해 온 그였기에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충격은 더욱 컸다. 사건이 알려진 후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김용만을 질타하고 그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김용만은 유재석과 강호동이라는 투톱 MC 체제가 자리 잡기 전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개그맨 이경규와 MBC `일밤`에서 활약하며 번뜩이는 재치와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주요 예능 프로그램의 MC는 김용만이 도맡아 했을 정도다.
김용만은 실내 촬영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야외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인 요즘 김용만은 자신만의 틈새시장을 개척한 것이기도 했다. 최근 그가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은 MBC `섹션TV 연예통신` KBS2 `이야기쇼 두드림` `비타민` SBS `자기야` JTBC `닥터의 승부` 총 5개다.
김용만의 향후 재기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도박에 연루됐던 연예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여전히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들 연예인들은 대부분 해외 원정 도박이나 국내의 경우 사설불법도박에 빠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제심을 가지고 합법사행산업을 이용했더라면 이처럼 비극적인 일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합법을 지나치게 규제하다보니 풍선효과에 의해 불법이 눈덩이처럼 커져 인기연예인까지 불법사행행위에 빠지는 비극을 초래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와 국회는 올바른 정책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경우 일부 시민단체의 편협한 인식에 의한 주장을 그저 유권자들의 표만 의식한 채 졸속 입법을 한 대표적인 예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법에 의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불법사행 행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사감위가 스스로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하여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연간 75조원이 불법사행행위로 움직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사감위는 이런 불법도박은 도외시하고 합법산업 규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경마산업에 대해서는 편파적 규제를 가함으로써 FTA 시대 대체산업으로 기능해야할 말산업육성을 가로막고 있다.
이제 사감위는 그 명칭을 ‘불법사행행위감독위원회’로 바꾸고 역할도 불법사행행위 단속에 집중해야 한다. 사감위가 관장하고 있는 복권 스포츠토토 경마 카지노 경륜 경정 등은 각기 해당산업을 규제하고 관리하고 있는 법이 있는 데도 옥상옥으로 감독함으로써 엄청난 국력을 낭비하고 있다. 복권은 ‘복권 및 복권기금법’, 스포츠토토는 ‘국민체육체흥법’, 경마는 ‘한국마사회법’, 카지노는 ‘관광진흥법과 폐광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경륜과 경정은 ‘경륜경정법’으로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옥상옥의 사감위법을 만들어 이중으로 규제하는 것은 모순이며, 세계적인 현실과 비교할 때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국회에서는 하루속히 사감위법을 재정비하여 국가의 기틀을 바로잡아주길 바란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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