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마시즌이 개막되면서 새로운 국산마 삼국지 시대가 열리고 있어 경마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삼국지의 패권을 주도하고 있는 경주마는  ‘당대불패(부경, 6세 수말)’, ‘지금이순간(서울, 4세 수말)’, ‘필소굿(서울, 4세 거세)’ 이다. 이들의 거칠 것 없는 호쾌한 질주가 한국경마의 세계화를 위한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경마대회에서만 10승을 기록중인 ‘당대불패’는 단연 한국 경마 최강의 국산마다. 지난 2월24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열린 제8회 부산일보배 경마대회에 출전한 ’당대불패‘는 시작부터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결승선을 통과하며 경마대회 통산 10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경마대회 10승은 91년 한국경마 역사상 처음 있는 기록이다. 지금까지 벌어들인 상금만 28억여 원에 이른다. 한국경마 사상 최고의 상금이다.

지난해 삼관경주에서 절대 우세를 지켜온 부산경남경마공원을 무너뜨리고 서울의 자존심을 지킨 `지금이순간`은 2013시즌을 치르며 신흥 강호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지난 2월23일(토) 열린 경주에서도 여유 승을 거두며 올해 통산 2연승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이날 경주에서 ‘지금이순간’은  출전한 14마리의 경주마 중 가장 무거운 부담중량인 57.5kg을 짊어지고 뛰었다. 무거운 부담중량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2위마를 무려 7마신(17m) 차로 꺾고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해 부경의 영웅 ‘당대불패’를 잡을 비장의 무기로 떠올랐다.

해외원정 첫 우승마로 화제를 모은 서울경마공원의 ‘필소굿’ 역시 다크호스다. 지난 24일 서울경마공원 1700m로 열린 제7경주에 출전한 ‘필소굿’은 초반부터 폭발적인 스피드로 경주로를 장악하며 2위마와 6마신(15m)차의 대승을 거둬 한국무대 2연승을 기록했다.

‘필소굿’은 한국경마의 세계화를 위해 준비된 경주마다. ‘필소굿’은 2011년 미국원정마 선정 당시 DNA 검사와 외모검사 등의 종합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국에서 혹독한 훈련을 무사히 소화하며 적자생존의 경쟁원리가 철저하게 지켜지는 미국무대에서 우승하며 한국경마를 각인시켰다.

이상 3두의 경주마 사이에는 아직 경주력 차이가 있다. 지난해 대통령배에서 ‘지금이순간’과 ‘당대불패’의 맞대결을 펼쳐 ‘당대불패’가 4마신 차의 완벽한 우승을 기록했다. 올해 다시 만난다면 부담중량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당대불패’가 우세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최근 보여준 ‘지금이순간’과 ‘필소굿’의 빠른 성장 속도와 몇 년간 최고 국산마 대회인 대통령배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서울경마공원의 분발 여부가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최근 3~4년 동안 서울경마공원은 ‘명문가문’, ‘백광’의 계보를 잇는 스타 국산마를 배출해 내지 못해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당대불패’의 대통령배 3연패를 지켜만 봐야했다. 그러나 ‘지금이순간’과 ‘필소굿’이라는 걸출한 스타 국산마가 등장해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다. 이들이 재회할 무대는 6월로 예정된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와 9월 오너스컵, 11월 대통령배이다.

국산경주마의 삼국지 시대가 펼쳐지면서 감독과 선수, 마주 등 해당경주마 관계자들의 정성과 노력이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영국 수상 처칠이 말했던 “수상이 되기 보다는 더비에 출전하는 경주마의 주인이 되고싶다”는 말처럼 명예를 소중히하는 경주마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관전자들에겐 또 다른 관심사항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