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내년도 경마계획이 해를 넘기게 된다. 벌써 수년 째 같은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처럼 경주계획이 발표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매년 상금협상이 마무리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년도 경마상금은 2%대에서 잠정 합의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마상금은 임금 개념이 아니라 말산업발전을 위한 투자비인데도 매년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  

연말에 다음연도의 경마계획을 발표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국민과 경마팬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에 속한다. 마필생산 농가에게는 우수마 생산을 위한 기본 자료이기도 하다. 올해 경마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정해준 총량제 매출조차도 달성하지 못해 연말 휴장도 없이 서울과 부산, 제주를 전국에 중계하는 형태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 복권과 스포츠토토는 이미 11월에 사감위가 정해준 액수를 뛰어넘었다. 내년부터는 해당부처로 총량제 관장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해당 부처로 이관될 전망이다. 복권은 복권위원회를 관장하는 기획재정부로,  스포츠토토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로 이관된다. 이처럼 복권과 스포츠토토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되고 있으나 경마에 대해서만 규제가 다양한 방법으로 강화되고 있다.

경마산업 현장의 경주마생산농가들은 과잉생산으로 인한 고통을 그대로 받고 있다. 의욕을 갖고 시작했던 많은 목장들이 아예 문을 닫거나 부도로 인해 경매에 넘어가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또 경매를 통해 헐값에 목장을 인수한 신규 농가도 늘어나는 사료값과 진료비, 은행대출 이자 등을 감당하지 못해 절규하고 있다. 제주도 보다는 내륙에 있는 목장들의 고통이 더욱 심해 가장 큰 목장조차도 폐쇄 움직임을 보이는 등 심각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2월 마지막주 경마를 시행하면서도 다음 년도 경마계획조자 발표하지 않고 있으니 한국경마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말산업육성법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경마산업을 튼튼히 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경마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반드시 점검해야할 사항이 있다. 바로 현행 군체계에 관한 문제이다. 경주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군체제를 폐지하는 것이다. 군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상금 수득액과 승률을 고려하여 등급을 메기고, 동일 등급마를 기준으로 경주를 편성하는 체제인데 이 체제는 장점보다는 단점과 부작용이 많다는 것이 경마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문제인데도 이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과거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저질의 경주마를 들여와 시행체가 직접 경주마를 소유하여 경마를 시행할 때는 지금의 제도가 옳았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소위 고장난 경주마를 얼마나 잘 고쳐서 쓰는가가 유능한 조교사의 제1 덕목이었던 시절이니까 그럴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경주마가 과잉 생산되어 무너지는 목장이 속출하는 데도 자원빈약 운운하며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큰 모순이다. 군체제 부작용의 단적인 예가 승군 경주에서 많은 변수를 있게 함으로써 그 피해가 선량한 경마팬에게 미치고 있다. 경마의 공정성을 해치는 동시에 경마 이미지에도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 따라서 군 간의 경계 막을 제거함으로써 승군의 변수를 없애 주는 것이 경주의 공정성에 기여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한 2013년 경마계획이 하루빨리 발표되기를 기대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