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최강 경주마를 가리는 제31회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떠오르는 샛별 ‘감동의바다’(박광순 마주)가 우승을 차지했다.

총 13두가 출전한 이번 대회는 당초 서울 외산마 ‘터프윈’과 부경 국산마 ‘당대불패’간 대결로 관심이 모아졌으나 실제 레이스에서는 이변이 연출되었다. 이번 대회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우승마 ‘감동의바다’를 비롯해 4세 국산마 ‘우승터치’의 깜짝 준우승에 이어 ‘당대불패’가 3위를 기록함으로써 서울에 완승을 거뒀다.

우승을 차지한 ‘감동의바다’는 올해 국내 경주마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올해 첫 시행된 「Queens` Tour」시리즈의 초대 여왕마로 등극한 ‘감동의바다’는 「그랑프리」 경주까지 우승 트로피를 거머 줘 명실상부한 국내 최강의 경주마임을 입증했다.  

‘감동의바다’의 우승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경주마는 준우승을 차지한 ‘우승터치’다. 지난해 코리안오크스 우승을 비롯해 코리안더비와 농림부방관배에서 각각 준우승을 차지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우승터치’는 올해 들어서는 「그랑프리」 경주이전 총 7번의 경주 중 딱 한차례 우승을 차지한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승터치’가 한동안의 부진에 능력의 한계로 평가를 받기도 한 상황이라 지난주 성적은 깜짝 활약으로 평가된다. 다만 ‘우승터치’는 이번 「그랑프리」 경주를 통해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그것도 국내 최고의 경주마가 출전하는 최장거리에서 특유의 선행력이 아닌 뒷심에서 강점을 보인 것이다. 현재로선 ‘우승터치’가 내년 ‘당대불패’를 제압할 유력후보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 어색하지가 않다. 이외 ‘당대불패’도 쉽지 않은 여건에서 3위의 값진 성적표를 받았다. 우선 ‘당대불패’는 상대마의 견제 속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했고, 2300m 장거리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표면적인 성적보다는 내실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연출했다.  

한편 당초 2년 연속 「그랑프리」 경주의 우승 유력마로 기대를 모았던 ‘터프윈’은 최종 5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터프윈’은 전덕용 기수와 새롭게 호흡을 맞췄으나 위력적인 걸음을 보여주지 못했다. 중반전 레이스에서 너무 서두른 것을 패인으로 분석해볼 수 있다. 서울대표마 중에서는 ‘주몽’이 4위에 랭크돼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고, 3세 신예 ‘놀부만세’는 6위를 차지해 내년 레이스에서의 기대치를 높였다.

많은 관심 속에 치러진 「그랑프리」 경주 우승마인 ‘감동의바다’와 준우승마 ‘우승터치’는 모두 암말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줄기차게 펼쳐온 암말 우대정책이 빛을 발한 것인지 아니면 암말에게 너무 많은 부담중량의 이점을 준 것의 결과가 아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동안 레이스에서 서울은 외산마가 강하고 부산은 국산마가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은 외산마의 경우 서울은 개별 구매가 허용이 되었고 부산은 허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을 풀이할 수 있다. 그러나 2년 전부터 부산도 외산마의 개별구매가 제한적으로 허용됨으로써 질좋은 외산마를 구입할 수 있었다. ‘감동의 바다’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구입한 경주마다. 보배를 건져냈다. 준우승한 ‘우승터치’는 국내 리딩사이어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니피’의 자마다. ‘메니피’의 인기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더욱더 치솟을 개연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외산마 경주에서 강점을 보인 서울이 올해는 완패를 한 셈이다. 과연 내년에는 서울과 부경 간 대결에서 누가 힘의 우위를 점할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