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우리나라 경마의 하루 평균 매출액은 7백49억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5백99억원으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현재까지 하루 평균매출액이 5백4억원으로 추락했다. 2년 사이에 무려 33%나 감소했다. 한국경마가 도약기에 접어든 지난 1970년대 이후 처음 나타나는 현상이다. 매출액의 증감은 시기에 따라 다소 부침이 있긴 했으나 2년 연속 감소세로 접어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마사회는 현재의 경마시스템을 운영하려면 최소한 하루 평균 5백62억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고 한다. 현재의 상태대로라면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은 위기상황 속에서도 모든 경마산업종사자들이 각자의 위치에 따라 위기상황을 피부로 느끼지 않거나 애써 자신의 일이 아닌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같아 안타까움을 더한다.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는 물론 경마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단체 즉 생산자협회며 마주협회 조교사 기수협회 그 외 경마정보시장 종사자와 각종 부대사업 종사자 모두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저 강건너 불보듯이 남의 일인양 무관심하거나 또는 자신의 이익에만 급급하여 경마산업 발전정책에 비협조적이다보면 남만 죽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죽는다는 것을 인지해야할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하다보면 모두가 살 것이냐 아니면 모두가 죽을 것이냐의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있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럼 현재의 위기상황을 어떻게 돌파해나갈 것인가.

그 해결은 경마시행의 모든 권한을 움켜쥐고 있는 한국마사회가 먼저 앞장서야 한다. 그리고 직접적인 경마산업 종사자는 물론 경마와 관련된 부대사업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의 아낌없는 협조가 있어야 한다.

한국경마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마시행과 관련한 제반 제도와 규정, 정책들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다른산업도 마찬가지지만 국제적 기준에 뒤떨어지다보면 그 산업은 경쟁력이 강한 나라에 먹히고 만다. 하물며 경마산업의 경우 세계적으로 서러브렛이라는 단일 혈통의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경마시행과 관련한 각종 제도가 그동안 선진화를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후진성을 탈피하지 못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주마 생산에서부터 육성 경주투입 다시 생산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통제와 규제, 모순이 뒤엉켜 우리 경마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경마시행의 가장 기초적인 부문인 경주편성만 놓고 보더라도 과거 한국마사회가 모든 경주마를 소유하던 시절의 제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에 있던 등급제가 군제로 이름만 바뀌었을뿐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군체계를 과감하게 폐지해야만 박진감 넘치는 경주를 편성할 수 있다. 경주마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러하다. 자원이 부족한 상황 속에서 군별로 쪼개 자원을 더욱 제한해놓고 경주를 편성하면 당연히 제대로 된 경주편성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다. 전체 경주마를 대상으로 편성을 해도 시원치않을 판에 특정 군에 소속된 경주마를 대상으로 경주를 편성하다보니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최근 경마팬 사이에 ‘경마가 재미없다’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주에는 최고 경주마들이 기량을 겨루는 외국산 1군 가급경주가 출전신청마가 적어 경주자체가 성립되지 못하는 불상사까지 있었다. 필자가 수차례 강조했듯이 현행 군체계를 전면 폐지하고 전체 경주마를 대상으로 나이 성별 수득상금 우승횟수를 근간으로 하는 경주편성을 서둘러야 한다.

어디 경주편성문제 뿐이랴. 경마산업에 관련한 조세정책의 개선, 마권구매 상한제의 폐지, 각종 통제와 규제의 완화, 마주제의 전면적인 선진화, 경주마 생산 및 수급정책의 개선, 지나치게 낮은 환급률의 인상, 금요일경마의 부활.........등 개선해야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으로는 경마산업의 민영화를 적극 검토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정부가 직접 경마시행을 하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 일본, 인도 3개 나라밖에 없지않은가.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