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팜(Champion Farm) ‘내륙 경주마생산 중흥을 노린다’

↑	2003년 YTN배 경마대회에서 `퍼펙트챔피언`이 `언어카운티들리`와 공동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람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는 격언이 바이블처럼 얘기되고 있는 것처럼, 국내 경주마 생산은 태반은 제주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내 경주마 생산 분류가 제주와 내륙으로 나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는 이미 경주마 생산목장이 포화상태를 보이고 있다. 광잉공급으로 치닫는 경주마생산 현실은 생산목장에 치열한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마사회에 집중된 고가 씨수말로 인해 민간 씨수말의 선호도가 떨어지고, 기업형 생산목장이 생겨나며 소형 생산목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내륙에 위치한 경주마 생산목장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천연적인 기후환경의 불리뿐 아니라 도시화와 땅값 상승으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생산된 경주마의 몸값은 턱없이 낮게 형성이 되고 있다.
여러 곳에서 많은 문제제기가 있지만, 결국 생산자들의 피나는 노력만이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을 하고 있다.
경기도 장호원에 위치한 챔피언 목장은 최근 대형화 추세인 기업형 생산목장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한국형 경주마 생산을 지향하는 보통 생산농가다. 다만 보통 생산농가의 위치에서 한국경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경주마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퍼펙트챔피언’과의 만남으로 시작된 경마인의 삶에 기쁨을 느낀다는 김양호 마주가 운영하는 챔피언 목장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챔피언 목장을 탄생시킨 ‘퍼펙트챔피언’
1999년 서울경마공원의 마주 활동을 시작한 김양호 마주에게 ‘퍼펙트챔피언’은 인생의 중대한 분기점을 제공했다.
생애 최고의 명마라고 생각한다는 ‘퍼펙트챔피언’을 만나고, 말에 대한 사랑이 넘치면서 경주마 생산목장을 직접 운영하게 된 것이다.
김양호 마주의 스토리는 2002년 ‘퍼펙트챔피언’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2002년 미국에서 도입된 ‘퍼펙트챔피언’은 비록 당시 미국 현지 경주경험이 있는 말들을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서 경주 미출주마로 도입되었지만 혈통적 기대치가 상당했다. ‘퍼펙트챔피언’의 부마 ‘Conquistador Cielo’는 당시 ‘트라이엄팻더스크’(7전4승, 4조)로 이미 국내에 선을 보였던 혈통이었다. 2002년 당시 미국에서 교배료 15,000$의 중급 씨수말로 활약했으며, 2002년 리딩사이어 71위에 랭크돼있었다. ‘Mr. Prospector’의 자마답게 단거리에서 활약도가 높았던 ‘Conquistador Cielo’지만, 장거리인 벨몬트스테익스(G1, 2400m)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폭넓은 거리 적성을 보였다.
한편 ‘퍼펙트챔피언’의 브루드메어(모마의 부마)인 ‘Devil’s Bag’은 ‘Sunday Silence’와 같은 ‘Halo’의 자마다. 현역시절 9전8승이라는 폭발적인 성적을 거두기도 했던 ‘Devil’s Bag’은 우승한 G1 2개의 경주가 1600m와 1700m란 점에서 중거리에 거리적성을 뒀던 것으로 분석된다. 교배 성적에서는 91,92,93년 연속 미국리딩사이어 20위 이내에 랭크됐고, 중거리 G1 우승마 3두를 배출한바 있다.
‘퍼펙트챔피언’은 부계와 모계가 모두 상당한 유명 혈통으로 근친교배도 거의 없어 건강한 유전자를 보유해 도입 당시부터 2000m까지 소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퍼펙트챔피언’은 데뷔전부터 6연승을 질주하며 가뿐하게 1군 무대를 노크했다. 비록 1군 첫 무대에서 2위를 기록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후 2003년 YTN배 경마대회에서 ‘언어카운티들리’와 함께 공동우승이라는 신기록을 탄생시켰다. ‘퍼펙트챔피언’의 총전적은 11전 9승 2위 1회로 단 한번의 입상권 탈락을 남겼다.
하지만 ‘퍼펙트챔피언’은 2004년에 접어들면서 양쪽 앞다리 모두에서 제엽염 증상이 심해지며 결국 경주마 활동을 접고, 씨수말 활동에 돌입하게 됐다.
당시 김양호 마주는 “자식처럼 여겼던 ‘퍼펙트챔피언’은 마주로서 그리고 생산자로서 많은 기쁨과 보람을 안겨주었는데, 경주마의 암이라 불리는 질병으로 인해 고생하고 사망에 이른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라며, ‘퍼펙트챔피언’의 자마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 많은 경마팬이 ‘퍼펙트챔피언’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퍼펙트챔피언’의 그림자는 이어진다
경주마 활동 당시 서울경마장 수준을 한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던 ‘퍼펙트챔피언’은 곧바로 경주마 생산에 투입돼 2005년 첫 자마 생산 이후 2011년까지 총 34두의 자마를 배출했다. 배출된 자마중에는 2012년 새해맞이기념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다링비전’을 필두로 22두가 경주로에 데뷔했고, 현재까지 16두의 자마가 총 35승을 기록하고 있다.
2012년 당시 민간 경주마생산계는 큰 고난에 직면하게 됐다. 3월에 민간 씨수말로는 최초로 리딩사이어에 올랐던 ‘크릭캣’이 사망한데 이어 국내 경주마 생산환류의 가능성을 열어가던 ‘퍼펙트챔피언’이 잇달아 사망하면서, 그동안 마사회 주도하에 이뤄지던 경주마 생산 시스템을 민간주도로 서서히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리면서 국내 경주마생산계에 큰 아쉬움을 던져주었다.
하지만 ‘퍼펙트챔피언’의 혈통적 가치는 챔피언목장을 통해 한국 경마에 면면히 이어질 전망이다. 비록 ‘퍼펙트챔피언’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는 없지만, 그의 자마들이 또다시 생산환류에 합류함으로써 ‘퍼펙트챔피언’의 그림자는 한국 경주마 생산계에 샘물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터널챔피언’·‘에어쉐이디’ 새로운 가능성 기대
‘퍼펙트챔피언’이 사망한 이후 챔피언팜은 2006년 그랑프리 출전경험을 가진 ‘이터널챔피언’과 일본 경주마 생산의 부흥을 이끈 ‘선데이사일런스’의 자마인 ‘에어쉐이디’에게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 있다.
‘에어쉐이디’는 일본 경마에서 37전 7승 2위 10회를 기록하면서 5억여 엔을 기록한 말로 2012년 국내에서 씨수말로 등록한 이후 현재까지 9두의 자마를 배출해 올해 연말 1세마 경매에 선을 보일 예정이다.
미국에서 수입돼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하며 외산1군까지 올랐던 ‘이터널챔피언’은 16전 8승 2위 3회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2억3000여만 원의 수득상금을 기록했다. 또한 비록 큰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YTN배·그랑프리·서울마주협회장배 경마대회에 출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07년 11월 2000M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운동기성 질병으로 인해 경주마의 삶을 접고 씨수말로 전환되었다.
‘이터널챔피언’은 씨수말로서 18두의 자마를 배출했는데, 현재 5두의 자마들이 서울경마공원에서 데뷔를 준비중이다.
‘이터널챔피언’의 모마는 ‘VIVIAN`S MERCEDES’로 씨암말로 활동이 두드러지진 않지만, 4두의 배출자마 중 ‘이터널챔피언’을 배출한 것은 물론 2008년 세계일보배 3위와 2009년 YTN배 2위를 기록한 ‘에어캣’을 배출해 그 가능성에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챔피언팜 보유씨수말 현황〉

마명	산지	생년월일	모마	부마
에어쉐이디	일본	2001-02-20	SUNDAY SILENCE	AIR DEJA VU
이터널챔피언	미국	2002-03-15	NOT FOR LOVE	VIVIAN`S MERCEDES

〈챔피언팜 보유씨암말 현황〉

마명	산지	생년월일	모마	부마
그룸즈다링	미국	1995-02-22	RUNAWAY GROOM	ALYDARLA
드림엔젤	일본	2006-05-04	KING KAMEHAMEHA	SHIMMEI REBORN??
럭키우먼	한국	2001-04-04	로스트마운틴	애비스어레이디
로얄챔피언	한국	2003-03-11	사일런트워리어	집시주얼
리처블	미국	1999-03-12	TAX COLLECTION	REFASTEN
문아일	일본	2005-05-10	NARITA TOP ROAD	DEAR MOMOKO
블루스카이송	미국	2001-03-26	CRAFTY PROSPECTOR	SKIES OF BLUE
선데이러브	한국	1999-04-12	사이코배블	램볼리나
스칼렛오하라	일본	2002-02-07	BRIAN`S TIME	ORANGE JASMINE
스톰포럭키	일본	2005-04-29	MEJIRO RYAN	DARK MOON
시노벨벳	일본	2002-04-02	AFLEET	SHIMMEI MINERVA
아리랑챔피언	미국	2000-04-05	MR. GREELEY	PRINCESS NANA
어헤드어브더타임	미국	1996-05-04	GOLD ALERT	HOT TIMES AHEAD
챌린지퀸	미국	1999-04-23	CONQUISTADOR CIELO	COZZENE`S QUEEN
파이어스톰	한국	2003-05-02	PROUD AND TRUE	캐러비언오아시스
한라신비	한국	2004-04-06	듀앨러티	갬블온질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