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이후 마방 개업한 조교사들 “관심 집중”

지난해부터 4경주가 끝나면 시상대에는 신규 조교사들의 경마팬들에 대한 대고객 인사가 심심찮게 펼쳐졌다.
2002년 6월 동시에 마방을 개업한 45조 김순근, 27조 이광복 조교사가 첫 테잎을 끊은데 이어, 같은 해 7월 16조 김택수 조교사와 15조 박희철 조교사도 나란히 개업을 신고했다.
여기에 8월에는 21조 임봉춘 조교사가 가세했고 올해에도 3월 54조 박천서 조교사와 6월에 25조 강명준 조교사가 각각 전직 기수, 조교보에서 조교사로 명함을 바꿔 달았다.
이처럼 최근 2년 동안 신규 조교사가 된 사람은 모두 7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마방 주인이 많이 바뀌었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들이 빈약한 보유 두수에도 불구하고 패기와 정열을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부진마라 할지라도 이들의 손에 쥐어지면 능력마로 회생하는 것 같다”라는 칭찬까지 나오고 있는 한편, “젊고, 신선하고, 패기 있는 이들의 초심(初審)이 끝까지 유지됐으면 좋겠다”란 바람도 잊지 않는다.
신규 조교사란 불리한 조건에 비해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들, 심층 분석해보자.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45조 김순근 조교사
데뷔일자 : 2002/6/1
전적 : 81전 7승 2위 11회
승률·복승률 : 8.6% · 22.2%
대표마 : 데인저러스오프닝(1군)
- ‘토탈’을 화려하게 부활 시킨 저력!
지난해 6월 마방을 개업한 김순근 조교사는 일단 ‘데인저러스오프닝’이라는 걸출한 마방 대표마를 길러냈다. 미국산 개별거래마인 ‘데인저러스오프닝’은 지난해 동아일보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전적이 있다.
그러나 김조교사의 관리 능력이 돋보이는 대목은 ‘토탈’의 부활을 예고하는 우승. 지난 6월14일, 떠오르고 있는 암말 강자 ‘이터널레인즈’를 제압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던 것이다.
이처럼 다소 능력 한계를 보인 마필이라도 다시 우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김조교사의 저력이고, 데뷔 1년 차를 맞아 출전마들의 순위를 꼼꼼히 따져본다면 5위 이하로 처진 경우가 적다는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27조 이광복 조교사
데뷔일자 : 2002/6/1
전적 : 51전 6승 2위 7회
승률·복승률 : 11.8% · 25.5%
대표마 : 위버스리틀빅슨(2군)
- 한방이 있다!!
기수 출신인 이광복 조교사의 공식적인 첫 승은 2002년 7월의 ‘토탈’이지만 당시 임시 관리였음을 고려할 때 사실상 첫 승은 10월에 거둔 ‘위버스리틀빅슨’의 우승이다.
물론 21조로 변경하기 전에 가능성을 보여준 ‘위버스리틀빅슨’이었지만 이를 현실화하는데 성공, 명실공히 마방 대표마로 키워냈다. 신마의 경우 ‘레이트엔트리’가 험난한 개별거래마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는 걸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일원산’, ‘고두암’, ‘골든브리지’ 등이 최소 한번 이상의 입상을 거뒀다는 점에서 한방이 있는 조교사라 평가할 수 있다.


16조 김택수 조교사
데뷔일자 : 2002/7/1
전적 : 107전 9승 2위 8회
승률·복승률 : 8.4% · 15.9%
대표마 : 언어카운티들리(1군)
- 경마대회 석권하며 자신감 배양!
지난주 YTN배 ‘언어카운티들리’의 우승은 김택수 조교사의 역량을 보여 준 충분한 한판이라 할 수 있다.
두번 연속 경마대회 우승을 놓치는 좌절이 있었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2군마로 당당히 1군 대회에 출전하는 배포, 그리고 그동안의 선행 작전을 추입으로 변경하는 용병술 등이 바로 그 대목이다.
벌써부터 주위의 기대가 큰 듯 마주들의 과감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또한 보유두수도 정상권에 이르러 신인 조교사로서 부담은 크겠지만 경마대회 석권을 통해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15조 박희철 조교사
데뷔일자 : 2002/7/1
전적 : 170전 26승 2위 15회
승률·복승률 : 15.3% · 24.1%
대표마 : 새강자(국산1군)
- 실력이란 바로 이런 것!!
역대 신인 조교사 중 가장 화려한 출발을 한 조교사가 바로 박희철 조교사다. 이유는 ‘새강자’란 국산 최고의 명마로 마방 개업을 했기 때문.
그리고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박조교사는 실력있는 조교사 중의 한사람으로 당당히 평가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새강자’와 같은 명마로 우승을 일궈낸 것이 아니라 ‘타운크라이어’,  ‘신백송’, ‘일일신’ 등과 같이 기복을 보였던 마필들을 정상궤도에 올려놨기 때문이다.
“뛰기 위해 태어난 것이 경주마고, 이것을 찾아내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조교사의 역할이다”며 강한 신념을 보이는 박조교사, 그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을 기대해본다.



21조 임봉춘 조교사
데뷔일자 : 2002/8/22
전적 : 63전 3승 2위 4회
승률·복승률 : 4.8% · 11.1%
기대주 : 올라퀸(국산4군)
- 황야에 개척지를 일군다!!
조교보 출신으로 지난해 8월 마방 개업을 한 임봉춘 조교사는 대부분의 신예 조교사가 겪는 보유 두수 부족이 피부에 와 닿았다. 그러던 중 ‘보우틴아웃더시아’란 능력마가 12월에 가세하며 첫 승을 거둠과 동시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부진마로 평가됐던 ‘말순이’가 우승을 일궈냈고, 신예 ‘올라퀸’이 2연승을 거두며 서서히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아직도 보강되어야 할 점이 많지만 황야를 개척하듯 투철한 실험정신을 기대해 볼만하다.


54조 박천서 조교사
데뷔일자 : 2003/3/5
전적 : 11전 1승 2위 2회
승률·복승률 : 9.0% · 27.3%
첫승마 : 거룩함
- 준비된 마방, 말만 들어오면 된다!!
박천서 조교사는 그동안 53개로 국한돼 있었던 마방이 54개로 늘어나며 54조의 주인이 된, 어찌보면 특별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마방 개업 후 첫 출전했던 ‘프리마댄서’가 복승식 103.1배의 주역이 되며 경마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경주마들을 위한 시설 투자와 최적의 여건, 그야말로 최정상권 도약을 위한 준비된 마방이라 할 수 있고, 그동안 결코 헛걸음하는 경주마가 없었다는 점에서 보유 두수만 확보된다면 위력을 발휘할 것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