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승식 절대 위주 시스템 변화될 듯
- 승식 다변화와 더불어 세재 개편도 논의하자

오는 11월부터 단승식, 연승식, 복승식, 쌍승식 3개 경주만을 시행하던 서울경마공원에 쌍승식 전경주 확대와 복연승식이 추가되면서 경마팬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한국마사회가 오는 11월부터 쌍승식 전경주 확대와 더불어 한경주에서 1, 2, 3위 중 도착순서에 관계없이 2두를 적중시키는 복연승식을 시행키로 한 것.
당초 한국마사회는 쌍승식 전경주 확대를 놓고 고심하다 쌍승식에 경마팬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01년 12월 복연승식 시행과 발맞추기 위해 올해 6월 쌍승식 전경주 확대와 복연승식을 시행키로 한 바 있었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여가생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고조에 힘입어 한국경마도 매출액과 입장인원이 매년 대폭 신장되는 거침없는 발전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외형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경마의 질이나 서비스 차원에서의 발전은 기대치에 못미쳐 온 것이 사실이다.
마사회가 중장기 계획을 통해 국산마 생산장려 및 질 향상, 그리고 우수 외산마 개별거래 시행으로 경주질 향상을 통한 박진감 제고로 경마의 묘미를 높이고자 한 것과 신관람대 증축 등 관람 환경 개선, 각종 선진 제도 도입 등의 노력을 해왔다.
그러나 쌍승식 경주를 3개 경주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과거 문제시되던 복승식에 편중되던 현상은 쉽사리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오는 11월부터 쌍승식이 전경주로 확대되고 복연승식이 실시되면, 승식 다변화 요구가 어느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경주편성은 조건에 따라 강약이 변할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승식이 도입된다면 경주 하나에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쌍승식과 복연승식
현재 1일 3경주에 한해 시행되던 쌍승식이 전 경주로 확대되면 복승식에 집중되던 매출에 변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과거 쌍승식이 부활하기 전까지 기본적인 3개 승식만을 시행하면서 복승식이 전체 매출의 94%를 차지하는 기형적인 모습을 보여, 승식을 다양화 해야한다는 요구들이 끊이질 않았다.
특히 1위와 2위를 순서에 관계없이 적중시키는 복승식이 주류를 이루면서 2위를 목표로 하는 레이스가 있다는 의혹이 생기면서 승부조작 등 부정의혹이 끊이질 않았다.
한국경마는 과거 54년부터 62년, 66년부터 79년까지 23년여에 걸쳐 쌍승식을 시행한 경험이 있다. 당시 쌍승식에 대한 경마팬들의 선호도는 매출액의 72.5%를 점유하는 인기를 보였다.
마사회는 쌍승식을 부활하면서 낮은 적중확률로 인해 돈을 잃는 경마팬이 이탈할 것을 염려해 1일 3개 경주에 한해 쌍승식을 시행해 왔다. 이런 염려로 인해 쌍승식은 시행이후에도 인기마가 뚜렷한 경주만이 쌍승식 경주로 지정되는 등의 이유로 해서 복승식 위주의 한국경마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앞으로 쌍승식이 전경주로 확대되면 고배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복승식에 치우친 매출이 분산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쌍승식의 부분적인 시행으로 인해 많은 경마팬이 쌍승식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럼 복연승식은 과연 어떤 것일까?
복연승식은 복승식과 연승식을 하나로 혼합한 개념의 승식으로 일본 중앙경마회가 지난 2000년 도입해 많은 호응을 얻은 것이다. 이것은 한 경주에서 1, 2, 3위 중 도착순서에 관계없이 2두를 적중시키는 것이다.
현재 연승식의 경우 몇몇 경주를 제외하고는 인기마에 베팅이 집중, 평균 배당이 2배에 못미치는 경주가 대부분으로 연승식에 대한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따라서 출전마 10두를 기준으로 할 때 적중확률이 단승식(10분의 1)이나 연승식(10분의 3)에 비해 떨어지는 15분의 1이지만 복승식의 45분의 1보다 높고, 배당률이 단승식과 연승식에 비해 높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는 복연승식이 경마팬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 전망이다.

승식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
경마는 영국을 종주국으로 하고 미국에서 현대경마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그만큼 각국에서 상황에 따라 기본적인 틀만을 유지한 채 각종 제도에는 차이를 두고 있다.
기본적으로 각국에서는 경마팬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다양한 승식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단승식, 연승식, 복승식, 쌍승식 등의 기본적인 승식 이외에도 다양한 승식을 운영함으로써 각 경마팬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승식을 선택하게끔 하고 있다.
현대 경마의 발전을 이끈 미국에서는 경마 매출중 단승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또한 단승식만을 이용한 배팅방식이 많이 발달하였다.
미국에서 한 개 경주의 1등마와 다음 경주의 1등마를 맞추는 중단승식(데일리더블·daily double)이 있는데, 순차적으로 두 개경주를 연속적으로 맞추는 것이다. 또한 세 경주의 일등마만을 맞추는 삼중단승식(픽쓰리pick-three)라는 승식도 있다. 또한 여섯 경주의 1등마를 가려내는 승식도 있는데, 맞추기는 상당히 어렵지만 높은 배당율이 흥미를 끈다.
그리고 한 경주의 1, 2, 3위를 적중하는 삼쌍승식(트리펙타·trifecta)이란 승식도 있다. 또 사쌍승식(수퍼펙타·super-fecta)라는 것은 1위부터 4위까지 순서대로 맞춰야 한다.
단연승식(each way)은 1두에게 단승식과 연승식을 거는 방법이다. 선정한 말이 우승을 차지하면 우승 배당을, 3위내 들어오면 연승식 배당을 받을 수 있어 비교적 적중확률이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세재 개편, 뒤따라야 한다
과거부터 다양한 승식 도입 요구에 대해 마사회가 선뜻 호응하지 못한 것은 바로 ‘사행심을 부추긴다’는 여론과 다양한 승식을 도입했을 경우 고배당 발생 가능성이 커져 돈을 잃는 경마팬을 양산한다는 주장으로 인해서다.
하지만 현재까지 제한적인 승식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액 베팅을 하는 경마팬이 늘고 사행성이 부각되는 폐해가 끊이질 않고 있다.
승식 다변화의 필요성은 경마팬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경마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경마에서 단지 승식의 다변화만으로는 경마팬의 갈증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이 경마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경마 개최국중 가장 낮은 환급률과 1백배 이상의 고배당에 적용되는 기타소득세도 불필요한 제도다.
매경주 27%를 떼는 조세제도상 당연히 경마팬이 감수하는 손실은 엄청나다. 또한 일정 배당이 넘어서면 배당이 거꾸로 떨어지는 기현상을 유발하고 이중과세의 불합리성이 있는 것이다.
쌍승식의 전 경주 확대와 복연승식 시행으로 경마팬에게 승식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는 때를 같이해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불합리한 세제의 개편도 심도 있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권순옥 기자margo@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