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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오는 26일 열리는 제주마축제 기간 동안 렛츠런파크 제주(제주경마공원)에서 ‘전쟁영웅 레클리스 전신 동상 제막식’이 열린다고 밝혔다. 제막식은 한국마사회가 주최하며, 제주경마공원에 설치된 동상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6개월간의 제작 과정을 거쳐 지난 7일 동상을 완성했다”며 “동상은 다리에서 목(어깨)까지 1m 40cm의 실물 크기로 제작됐다. 제막식에서 그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49년 7월 제주에서 태어난 암말 ‘레클리스’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 해병대에 입대해 차량이 접근할 수 없는 험준한 길을 달리며 포탄과 물자 수송, 부상 병사 이송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그녀는 몇 번의 동행 후 혼자서도 임무를 완수할 정도로 영리한 말로, 부상당한 병사들까지도 무사히 복귀시킬 정도로 놀라운 능력을 보였다.
1953년 3월, 연천에서 중공군과의 대규모 전투인 ‘네바다 전투’에서 닷새 동안 물자를 쉼 없이 운반하며 전투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되었다. ‘레클리스’라는 이름은 이때, 그녀의 무모할 정도로 용감한 행동을 기리며 붙여진 이름이다.
정전협정 후 레클리스는 미국으로 건너가 무공훈장을 포함해 총 5개의 훈장을 받았으며, 1959년에는 미군 최초의 말 부사관으로 승격되었다. 이후 1960년 명예전역을 했고, 1968년 세상을 떠났다.
레클리스는 사람이 아닌 동물로는 유일하게 1997년 미국의 유명 잡지 ‘라이프(Life)’에서 조지 워싱턴, 아브라함 링컨, 마틴 루터 킹, 마더 테레사 등과 함께 100대 영웅에 포함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해병대유산재단(MCHF)은 2013년 7월 미국 버지니아주의 국립해병대박물관 옆 야외 공원에 레클리스 동상을 세웠다. 현재 미국 내 여러 지역에 총 6개의 동상이 존재하며, 한국에는 2016년 연천군에 ‘레클리스 공원’이 조성되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19회 제주마 축제에서 열릴 레클리스 동상 제막식에 대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며, 천연기념물인 제주마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에서도 제주마 경주를 펼칠 수 있다는 큰 그림을 가지고 말의 고장 제주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넓혀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19회 제주마 축제는 26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며, 레클리스를 기리는 제막식과 더불어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대상경주도 함께 열린다.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 관계자는 “이번 축제는 기존의 말 관련 체험 위주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드론 라이트쇼, 유명 가수들의 슈퍼콘서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맞이할 것”이라며, “올해는 약 3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10월을 ‘말 문화 관광의 달’로 지정하고 다양한 말 관련 행사를 펼치고 있다. 5일에는 임진왜란 당시 헌마를 통해 국난극복에 기여한 김만일을 기리는 의귀말축제가 시작되었으며, 이 외에도 고마로 마(馬) 문화 축제, 제주 아시아 승마 선수권 대회 등이 예정되어 있다.
강재섭 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제주의 말 문화를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으며, 많은 분들이 제주의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주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말 관련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제주산 말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