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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와 규제 발굴 완화, 지하경제 양성화로 대변되는 정부의 말산업 육성 지침과 달리 일부 지자체와 기초 자치 단체의 말산업 이해 부족과 여전한 규제, 그리고 ‘찌르기식 민원’으로 전국 각지의 승마클럽이 문을 닫거나 관계자가 벌금형에 처해지는 등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3월 공중파 방송에서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일부 승마클럽을 ‘불법’으로 매도하자 경기도 김포·성남·양주시가 관내 승마클럽을 일제히 단속했고 이런 과정에서 승마산업계 관계자들은 범법자가 되거나 승마클럽 문을 닫았던 사례가 있었다. (관련 기사: ‘동네북’으로 전락한 승마장)
올해도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말산업계의 현안 문제를 지적하고 승마산업을 육성하고자 나선 관계자들이 속한 승마클럽에 대해 무기명으로 인터넷 민원을 제기하거나 기초 자치 단체의 ‘가축 분뇨 시설 특별 단속’ 시기와 맞물려 승마클럽에 대한 단속이 시작된 것. 본지 <말산업저널>의 취재 결과 충북 청주와 충주, 경북 영주와 경산 그리고 경기도 용인 등지에서 단속이 집중돼 말 이용업을 하거나 승마장을 운영하는 곳이 벌금을 맞거나 줄줄이 도산했다.
청주시의 한 승마클럽의 경우 2008년 토지 형질 변경을 통해 말사육장 건립 허가를 받았지만, 농지 전용 불법을 문제 삼은 민원이 제기되자 시에서는 4월 30일까지 농지로 원상 복구 명령을 내린 상태다. 청주시 농업정책과 관계자는 “광범위한 지역에 대해 세세한 불법 사항을 다 파악할 수 없는 상태”이지만, “해당 승마장에 대해 인터넷으로 민원을 제기한 상태라 복구 명령을 내린 것”이라고 했다. 이 사실을 파악하지도 못했던 축산과 관계자는 일반 단순 민원으로 복구 명령까지 내릴 사항은 아니라면서도 “작년 7월 통합된 청원군과 청주시의 부지 정리 차원에서 하지 않았겠는가”하고 말했다.
잦은 보궐선거로 ‘재보선공화국’이라는 오명이 있는 충주시도 지난해 조길형 시장이 취임한 뒤 말산업 육성 추진이 주춤한 사이, 관내 승마클럽에 대해 일제히 단속을 시작했다. T승마클럽의 경우 용도 변경한 부지 옆 자투리땅을 주차장으로 쓰던 차 이를 문제 삼은 민원이 발생한 것. 또 임대한 농지를 빌려 쓰고 있는 문제도 단속에 걸려 역시 4월 30일까지 원상 복귀할 것을 통보받았다. T승마클럽 관계자는 “작년에 시장님이 바뀌면서 정책도 변한 것 같다. 도로부터 (단속) 지침이 내려온 걸로 파악된다. 허가 승마장까지 농지 변경을 문제 삼아 규제를 한다면 어느 곳이 살아 남겠는가”하고 하소연했다.
지난해와 똑같은 사건이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농어촌형승마시설과 관련된 관계 법령간의 충돌이 있음에도 정부 부처의 미온적 대처와 부서 내 정책 혼란이 각 지자체와 기초 자치 단체에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승마산업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여전히 곱지 못하고, 같은 업종끼리 경계하며 민원을 제기해 애꿎은 승마클럽만 단속의 칼날에 내쳐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영세한 승마클럽 죽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반발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승마클럽 관계자는 “처음에는 보상금을 노린 파파라치의 민원 행위로 생각했지만, 축사에 관한 민원에 대해서는 농림부가 보상하지 않겠다고 지난해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영세한 비인가 승마클럽을 집중적으로 단속해 대자본가, 기품 있게 말을 탈 수 있는 귀족 승마장, 지자체가 운영하는 승마장을 밀어주기 위한 처사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추운 겨울은 지나고 봄이 왔건만...승마산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잔인한 4월’을 보내고 있다. 찌르고 보자는 민원 제기,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행정, 풀리지 않는 규제로 승마산업계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