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관의 제왕 ‘무비동자’가 우승청부사 박태종 기수를 태우고 제1회 농림부장관배를 석권했다. 갖춰진 기량에 비해 경마대회 우승 복이 없어 번번이 많은 아쉬움을 남겨왔던 ‘무비동자’가 드디어 대업을 이룬 것. 그것도 ‘대견’, ‘신세대’, ‘풀그림’ 등의 주옥같은 명마들이 거쳐간 “가을의 고전” 장관배 경마대회에서, 국산마 부문으로 치러진 원년 첫 우승이라 그 의미를 더한다. 같은 5세마 ‘새강자’, ‘자당’, ‘즐거운파티’의 전성시대가 이어질 때 만년 2인자로 누적된 설움을 씻어내기라도 하듯, 지난주 보여준 ‘무비동자’의 발걸음은 힘에 넘쳐 있었다. 이날 경주 초반은 해당거리 최고기록 보유마 ‘상공’이 한 수위 강자들을 뒤로하고 선두에 나섰고, 그 뒤로 경마대회 8관왕을 노리던 ‘새강자’의 집요한 추격이 이어졌다. ‘새강자’의 선두진출에 ‘상공’의 저항이 의외의 만만치 않은 가운데, ‘무비동자’는 3위권에 머물며 인코스에서 안정적인 레이스를 전개 했다. 3세마 ‘비호돌이’의 선두권 합류가 시작되며 모든 마필이 결승주로에 접어들었고, 최고부담중량 ‘새강자’의 페이스가 무뎌지는 사이, 외곽에서 ‘무비동자’의 역주가 시작됐다. ‘상공’마저 제압하며 선두로 나선 ‘무비동자’는 박태종 기수의 파워 넘치는 기승술과 함께 우승으로 내달았고, 다소 늦게 추입한 ‘즐거운파티’는 ‘상공’의 완강한 버티기를 가까스로 제압하며 6마신 차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무비동자’ 2000M 최고기록 수립
이미 국산마 부문의 1700M 최고기록(1분 51초 4)을 보유하고 있던 ‘무비동자’는 이날 우승으로 국산마 부문의 2000M 최고기록도 수립하는 겹 경사를 연출했다. 동 대회 출전마 ‘상공’이 한달 전인 지난 9월 작성한 2분 12초 1의 기록을 0.9초 앞당긴 2분 11초 2의 기록이다. 기록경신의 배경에는 작년 9월 뚝섬배 이후 60Kg 이상의 고부담중량에 눌려온 ‘무비동자’의 등짐이 가벼워진 점과 지난 7월 마사회장배에서 체중조절 실패로 고전했으나, 최근 470Kg 초반의 적정체중으로 복귀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결과로 보여진다.
―인터뷰
안해양 조교사
‘무비동자’처럼 뛰어난 경주마로 그 동안 경마대회 우승이 없었던 아쉬움을 씻을 수 있게되어 무척 기쁘다. 경주를 앞두고 박태종 기수에게 ‘새강자’ 뒤만 놓치지 말라고 주문했고 이를 성실히 따라줬다. ‘무비동자’는 앞으로도 몇 년간은 우승할 수 있는 대기만성형의 마필로 기대가 크다. 우승을 성원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박태종 기수
‘상공’이 ‘새강자’와 경합을 벌였는데, ‘무비동자’에게 유리한 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무비동자’와는 6회 기승해서 모두 우승하게 되었는데, 좋은 경주마에 기승하게 해주신 조교사님께 감사드린다. 올해 경마대회에서 세 번째 우승이다. 기본능력 출중한 경주마에 우승기대를 갖고 맡겨주시는 조교사님들 덕분으로 본다.
【손성호 기자 ssho@krj.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