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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국마사회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에 따르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말 관리사 이현준(36) 씨가 1일 오전 10시 10분경 경남 창원의 한 농장 앞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트렁크에서는 번개탄 흔적이 있었고, 이 씨의 휴대전화에는 아버지와 동생에게 ‘미안하다’라고 보내려다 미전송된 임시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경찰은 이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측은 이 씨의 죽음이 상당한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씨가 속한 마방의 팀장이 병가로 인해 부재중인 가운데 별도의 인력 충원 없이 자신의 기승 훈련 업무에 팀장의 업무까지 더해 수행해왔다는 것이다.
연이은 말 관리사의 자살에 대해 노조 측은 렛츠런파크 부경의 착취 구조가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열악한 근로 구조 속에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말 관리사들이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구조 개선을 위해 두 달여간 한국마사회와 협상을 진행했으나 미온적인 태도에 진전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한국마사회 측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장례 절차와 유족에 대한 보상에만 관심을 가졌으며, 협상 마지막 날인 30일 마사회·조교사 측이 먼저 협상장을 떠나며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는 주장이다.
반면, 한국마사회는 앞서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성실히 협상에 임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과 함께 ‘말 관리사 직접 고용 구조개선 협의체’ 구성 운영에 합의했으며, 고용 안정 대책, 재발 방지 방안 등은 일부 합의에는 이르렀다고 했다. 한국마사회는 원만한 협상 결과 도출을 위해 파격적인 양보를 거듭했음에도 노조 측이 제시한 요구액이 너무 커 이견을 좁힐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퇴장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공운수노조 측은 연이은 말 관리사의 죽음에 대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여당 국회의원들과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마사회 경영진 퇴진 및 국회진상규명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국회가 몸소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故 박경근 말 관리사가 숨진 지 두 달여 만에 또다시 부산경남경마장 말 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소속 말 관리사 이현준 씨가 지난 1일 오전 10시 10분경 경남 창원의 한 농장 앞에 주차돼 있던 승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7월 15일 공공운수노조 집회 모습.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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