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SBS배 한일전 – 한국은 강했고, 일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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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군의 순발력을 앞세운 ‘페르디도포머로이’ 경합 속 신승
-저력의 ‘최강실러’ 준우승에 막강 탄력의 ‘감동의바다’ 3위
-일본대표 ‘키몬아발론’ 5위로 순위권 진입해 간신히 체면치레

파트II 국가로 승격이 확정된 한국경마가 자축이라도 하듯 2016년 SBS배 한일전에서 위력을 발산했다. 우승마 ‘페르디도포머로이’, 준우승마 ‘최강실러’, 3위 ‘감동의바다’가 한국경마의 위상을 높였고, 강한 능력으로 입상에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2016년 SBS배 한일전은 한국대표와 일본대표간 자존심 대결 외에 3세 기대주와 기존 강자간의 대결 등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일본 지방경마 출신 ‘드레드노트’, ‘키몬아발론’, ‘베스트위시’는 7~8세로 한국대표마의 상대가 될 것인지 여부와 한국대표 3세마 트리오 ‘페르디도포머로이’, ‘통일시대’, ‘오에스화답’의 경주력도 궁금증을 자아냈다.

2016년 SBS배 한일전은 1분 12.1초의 시간이 10초로 느껴질 정도로 빠르고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다.
경주 초반의 분위기는 단연 ‘페르디로포머로이’가 압도했다. 우수한 스타트 능력에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페르디도포머로이’가 선행을 주도했고, 이후 ‘최강실러’와 ‘통일시대’가 뒤를 이었다. 4C 이후 결승선 직선주로까지 순위는 그대로 유지됐고, 최종 승부는 결승선 통과 직전에서야 가려졌다. 줄곧 선행을 주도했던 ‘페르디도포머로이’는 뒷심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모든 궁금증을 명쾌한 경주력으로 답변했다. 반면 종반 역전을 노린 ‘최강실러’는 「½」마신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고, ‘감동의바다’는 게이트의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한 채 최종 3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페르디도포머로이’는 3세마다. 통산 7전 5승 준우승 1회를 기록 중으로 2016년 부산일보배 준우승, 2016년 SBS배 한일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데뷔 첫 경마대회 트로피의 영광을 안았다. ‘페르디도포머로이’의 강점은 폭발력에 있다. 500kg의 체형에서 뿜어져 나오는 순발력과 스피드는 상당히 우수하다. SBS배 한일전의 우승도 그의 초반 빠른 스타트가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당당히 1등급 강자로 올라선 ‘페르디도포머로이’의 향후 숙제는 부담중량와 경주 거리가 될 전망이다.
준우승을 차지한 ‘최강실러’도 능력마임을 입증했다. 빠른 경주 흐름에서도 지치지 않는 체력을 과시했고, 종반 승부처에서도 근성 좋은 걸음을 보여줬다. 2015년 디펜딩챔피언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셈이다.
3위를 기록한 ‘감동의바다’는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고도 경주 운에 분루를 삼켰다. ‘감동의바다’는 출전마 중 최 외곽 게이트인 12번을 부여 받았다. 게이트의 불리함으로 인해 초반 거리차를 좁히기엔 무리수가 따랐고, 결국 종반 월등히 남는 걸음으로 3위에 만족했다.

관심을 모았던 일본대표마는 참패했다. 7세마 ‘키몬아발론’이 5위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고, 중앙경마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드레드노트’는 7위,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베스트위시’는 최종 11위에 그쳐 능력의 한계를 보였다.
2013년부터 시작된 SBS배 한일전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한국대표마의 선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3년 SBS배 한일전 1차전에선 9세 일본대표 ‘토센아처’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외 한국에서 시행된 SBS배 한일전에선 모두 한국대표마가 일본대표마에 우위를 점했다.
2014년 SBS배 한일전은 싱가폴 대표 ‘엘파드리노’가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대표 ‘원더볼트’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일본대표마 중 ‘토시갱스타’는 4위에 그쳤고, 2015년 대회에선 한국대표 ‘최강실러’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반면 일본에서 펼쳐진 한일전 2차전의 경우 한국은 2013년 ‘와츠빌리지’가 우승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으나 이후 한국대표마의 일본 현지 활약은 미비했다.
최근 4년 동안 치러진 한일전의 성적을 종합해 보면, 일본과 한국 모두 안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출전마의 면면에서 드러나듯 각각 홈그라운드에서 최고의 진용을 구축한 점이 결과에 반영된 셈이다.
한국경마는 오는 7월부터 파트II 국가로 등재된다. 예년과는 달리 한국경마의 위상이 높아졌고, 경주마의 성장도 눈에 띄지만 여전히 경마 선진국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기 위해선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SBS배 한일전은 한국경마와 일본경마의 수준차를 가늠하는데 있어 의미 있는 대회다. 단, 의미 있는 대회에서 좀 더 효율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선 경주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이 급선무다.

2016년 SBS배 한일전에서 3세마 ‘페르디도포머로이’가 우승을 차지함으로서 한국 경주마 판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기대를 했던 신예마가 빠른 성장을 보여줘 흥미를 더할 전망이다. 2015년 SBS배 한일전 우승 후 주춤했던 ‘최강실러’도 호전된 모습을 보여줬고, 7세마 ‘감동의바다’도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6년 한국경마의 주요 대회가 흥미롭게 다가설 전망이다.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

# ‘페르디도포머로이’ 관계자 인터뷰

▶문제복 조교사
워낙 초반 스피드가 좋은 경주마인데다 게이트도 안쪽을 받아 선행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직전 부산일보배에서는 바깥 번호를 받는 바람에 초반에 경합이 심해져 ‘감동의바다’에게 우승을 내어주었다. 이번에는 여유롭게 선행에 성공했는데 막판 서울의 ‘최강실러’가 따라붙어 위협을 느꼈지만, 한국말의 자존심을 세운 것 같아 너무나 기분이 좋다. 아직 나이가 어려 일본 원정을 가기는 어려울 것 같고 우선은 코리아스프린트를 대비해 준비할 예정이다. 대회가 끝나고 나서는 장거리에 대해 준비를 해야하는데 아직 1400M 이상을 뛰어본 적은 없으나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판단한다.

▶김용근 기수
오로지 선행 작전밖에 없었고, 워낙에 끌고가는 힘이 좋다보니까 선행을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선행 후 말이 가는대로 편안하게 전개만 하자는 식으로 전개한 게 주효했고, ‘최강실러’가 마지막에 압박을 가했지만 그걸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쁘다. 아직 어린말이지만, 향후 스프린트 시리즈 마지막 관문도 국내에서 첫 시행되는 경주인만큼 의미가 있겠고, 충분히 도전해볼만한 여건으로 본다. 경마대회에서 좋은 경주마를 만나 운이 좋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일반경주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2016년 SBS배 한일전 성적
순위	경주마	산지	성별	연령	부담중량	기수	조교사	마주	기록 및 도착 차
1	[한국,부경]페르디도포머로이	미	수	3세	55.5	김용근	문제복	임교철	1:12.1
2	[한국,서울]최강실러	미	거	5세	58	이찬호	지용훈	남기태	½
3	[한국,부경]감동의바다	미	암	7세	56	최시대	김영관	박광순	1
4	[한국,부경]통일시대	미	거	3세	55.5	유현명	김영관	이갑섭	3
5	[일본]키몬아발론	일	수	7세	58	마시마	아라야마	코바야시 사치아키	1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