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는 호황인데…” 5월 제주 국내산마 브리즈업 경매 종료

전년도 대비 낙찰률·평균낙찰가 증가
한국마사회 상장마 낙찰률 85.2% 기록
생산자 마주 구매 비율 높아 실질적 낙찰률 저조

5월 제주 국내산마 경매가 마무리됐다.

(사)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주관한 이번 5월 2세마 경매는 브리즈업 경매로 실시됐다. 16일(월)에는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소유의 전용 주로에서 94두의 브리즈업이 진행됐으며, 17일(화)에는 경매장에서 상장마 164두 중 결장마 14두를 제외한 150두에 대해 경매가 열렸다.  

이번 경매에는 서울 66명, 부경 49명, 일반인 3명까지 총 118명이 구매신청을 하였다. 이례적으로 많은 구매신청자수를 기록했으나 판매자들은 올해 3월 경매의 악몽을 떠올리며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당시에도 구매신청자 수가 101명에 달하며 생산자들을 기대케 했지만 저조한 결과를 낳으며 실망감을 배가시킨 것. 하지만 경매 시작 후 신규 외국인 마주들과 “큰 손”으로 유명한 마주들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경매 열기는 조금씩 달아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경매결과 상장된 146두 중 총 84두가 낙찰돼 57.5%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평균 낙찰가는 3,754만 원으로, 전년도 대비 낙찰률 5.4%, 평균낙찰가 182만 원이 증가했다. 특히 한국마사회 상장마의 경우 27두 중 23두가 낙찰돼 85.2%의 높은 낙찰률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도 5월 경매와 대비했을 때 15.6%가 증가한 결과로 최고가마 역시 한국마사회 상장마가 차지했다. 반면, 생산농가는 119두 중 61두가 낙찰되며 51.3%의 낙찰률을 기록, 전년도 대비 6.1%가 증가한 결과를 안았다.

이번 경매의 최고가는 36번 경매마인 ‘신강타’ 자마가 차지했다. ‘메니피’를 부마로 둔 ‘신강타’ 자마는 시작과 동시에 10명의 구매자들이 호가 경쟁에 뛰어들어 열기를 고조시켰다. 막판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신강타’ 자마는 1억 3,300만 원에 부경의 이종훈 마주에게 최종 낙찰됐다. 해당 경주마는 부경 1조 백광열 조교사 마방에 위탁 관리될 예정이다. 당초 ‘포리스트캠프’와 ‘천마총’ 사이에서 나온 67번 경매마가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니 경매 직전 결장 처리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자마 ‘오뚝오뚝이’의 선전으로 주목을 받은 ‘메인어브젝티브’ 자마 역시 치열한 공방전 끝에 1억 3백만 원에 낙찰되며 부경 정영식 마주의 품에 안겼다. 신예 씨수말 ‘록하드텐’의 자마인 ‘메인어브젝티브’ 자마는 추후 부경 19조에서 활약할 예정이다.

이번 5월 경매는 낙찰률과 평균낙찰가 면에서 증가세를 기록해 겉보기에는 호황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매결과를 살펴보면 생산자와 구매자가 동일한 경우, 즉 생산자 마주가 자신의 말을 구매한 경우가 속속들이 드러나며 실질적인 구매는 크게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생산자들의 씁쓸한 미소는 5월에도 여전했다.

주목해볼 5월 경매 포인트  

-뉴페이스의 거센도전…외국인 마주 공격적 구매 감행

이번 경매에는 한국경마에 도전하는 외국인, 특히 일본인 마주들이 대거 참석했다. 아사누마 히로유키·이노쿠마 히로츠구·미즈타니 마사테루·사토시 마에다 등의 일본인 마주들은 인기경매마 경합에 거침없이 뛰어들어 경매 분위기를 한껏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외국인 마주들이 구매한 경매마는 7두로, 총 낙찰가는 3억 4,600만 원, 평균가는 4,943만 원에 달한다. 특히 아사누마 히로유키 마주는 ‘이글로알퍼’ 자마(151번), ‘에브리어더메모리’ 자마(150번), ‘올두파이’ 자마(47번)를 각각 8천만 원, 7천만 원, 3천5백만 원에 구매하는 과감함을 보였다.

-아직은 최고가 ‘메니피’…세대교체 시기 다가오나
이번 5월 경매의 최고가 역시 ‘메니피’ 자마가 차지했다. 1억 3천3백만 원에 최종 낙찰된  ‘신강타’ 자마는 열띤 호가경쟁을 불러일으켰다. ‘신강타’의 자마인 ‘블랙우먼’이 6등급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올해 데뷔한 자마 ‘백두영웅’이 아직 뚜렷한 걸음을 입증해내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최고가는 “메니피 파워”로 밖에 해석될 수 없는 것.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던 ‘메니피’ 독주체제도 이제는 서서히 저물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매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신예 씨수말 ‘록하드텐’의 약진이다. 최고가를 뺏기긴 했으나 ‘메인어브젝티브’와 ‘이글로알퍼’가 각각 1억 3백만 원, 8천만 원에 낙찰되며 무서운 기세를 보였고 지난 3월 경매의 최고가 역시 ‘래칸터’의 자마가 차지한 바 있다. 여전히 개별거래 시장을 통해 ‘메니피’의 강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20세를 맞이한 ‘메니피’의 바통을 넘겨받을 신예가 필요한 상황이다.

-162두 상장, “생산자=구매자”…육성조련 위탁보조금 효과?
낙찰률과 평균낙찰가에서 호황을 이뤘으나 이번 5월 경매의 결과를 보면 유난히 생산자와 구매자가 동일하거나 친·인척인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이유가 산재된 결과이나 주된 원인으로는 육성조련 위탁보조금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육성조련 활성화를 위한 비용 보조사업으로 육성조련 위탁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급대상 두수는 국산 2세마 70여 두로, 브리즈업 시행일을 기준으로 최소 4개월 이상 렛츠런팜 장수·제주에서 위탁 육성조련을 받아야 한다. 브리즈업 쇼에 참여한 뒤 경매상장까지 완료하는 것까지 필수 조건이다. 특히 상반기 신청마에게는 하반기 신청마 대비 약 20%까지 우대하겠다고 밝혀 이번 5월 브리즈업 경매를 향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162두라는 상장두수가 이를 잘 나타낸다. 보통의 경매 상장두수에 맞먹는 94두가 브리즈업에 등록했으며, 구매자는 보다 명확한 판단 근거를 갖고 경매에 임했다. 반면, 생산자들은 호가가 진행되지 않는 본인의 상장마를 직접 구매하였는데,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한다면 이번 5월 경매의 실질적인 낙찰률은 더욱 낮아진다고 볼 수 있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