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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산업육성법 시행으로 말산업과 함께 승마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대폭 증가되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승마장은 재정적 어려움에 허덕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승마인구 확보가 쉽지 않은 지방의 한 승마장이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것은 물론 지역내 승마붐 활성화에 큰 공헌을 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승마장은 바로 전북 부안에 위치한 아리울승마장(이영진 대표)로 지역적인 불리함을 극복하고 개장 4년만에 흑자를 기록하고 부안지역에 승마붐을 일으키고 있다.
빠른 흑자전환이 있기까지 이영진 대표의 살을 깎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승마장의 고질적 문제들, 즉 교관들의 잦은 이동에 따른 마방 관리 문제와 회원에 대한 서비스의 질 하락, 말산업육성법과는 전혀 다르게 지자체나 마사회의 지원 없이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고 가는 문제, 승마 회원의 꾸준한 유치가 어려운 특성뿐 아니라 온갖 시행착오도 겪었다.
사랑하는 말들이 죽기도 하고, 직원 월급을 주기 위해 말들을 팔기도 하면서 이 대표는 한 때 승마장을 접고 소를 키우려고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말을 버릴 수 없었다. 배수진을 치고 직접 뛰어다니고 보듬고 노력했다.
지역민의 문화적 특성을 파악하고 변산 D리조트나 부안경찰서, 라이딩클럽 등과 제휴를 맺었다. 또 야간 승마와 나이트 캠프, 체험 교육 승마 등 상품을 다양화하고 승마인에게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지역민들을 끌어 들였다. 펜션도 지어 주말이면 서울의 승마 동호회 모임이나 기업 연수 프로그램을 유치하게도 했다.
게다가 기승 가격을 현실화하고 승마 시설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지역 아동들을 위한 승마 캠프를 하면서 승마시설을 둘러싼 지역민들과의 갈등을 없앴다. 아니, 오히려 부안군 지역민들이 이곳 아리울승마장을 제일 아끼고 좋아할 만큼 지역의 관광 명소가 되면서 부안에 승마 붐을 일으킨 것이다.
이영진 대표는 “승마장 원장님들이 스스로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하고 살을 깎는 아픔을 겪을 정도로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방 승마장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일이 어렵다. 관심과 사랑은 비용으로 연결된다. 질 좋은 승마 문화를 위해서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말을 통해서 밥을 먹는 사람들이 춥고 배고픈데 현실과 괴리된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하는 건 국민들에게 거짓말하는 꼴밖에 안 된다. 승마장만 늘리는 비현실적인 얘기가 아니라 기존 승마장을 활성화하는 일이 우선이다. 담당 공무원들이 머리를 짜내야 한다”고 했다.
‘아리울’은 새만금의 새 이름이다.
물을 뜻하는 순 우리말 ‘아리’에 울타리를 뜻하는 ‘울’이 더해진 것이다. 빠른 흑자 전환과 승마붐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아리울 아리울승마장은 과거 새만금 사업으로 멍든 부안 지역을 ‘힐링’하는 승마장으로 거듭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