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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경주마 ‘터프윈’이 자존심을 구겼다. 당초 제31회 「그랑프리」 경주는 ‘터프윈’과 ‘당대불패’간 자존심 대결로 주목을 받았으나 이들은 모두 입상에 실패했다. ‘당대불패’는 3위, ‘터프윈’은 최종 5위를 기록했다.
‘터프윈’은 국내 최고의 경주마다. 이번 「그랑프리」 경주에서 입상에 실패했다해도 그의 능력을 부연할 순 없다. 그러나 팬들은 최고의 경주마가 「그랑프리」 경주에서 입상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올해 「그랑프리」 경주에서 ‘터프윈’의 입상 실패는 자신의 경주력보다는 상대마의 선전에 이유를 들 수 있다. 즉 ‘당대불패’, ‘우승터치’, ‘감동의바다’ 등이 기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경주마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선전했다는 점에서 ‘터프윈’은 힘 한번 쓰지 못한 것이다. 이번 대회는 역대 「그랑프리」 대회 중 2번째의 호기록이 연출될 만큼 주로가 가벼웠다. 상대마의 선전이 주된 이유로 꼽혔다면 두 번째로는 역시 작전과 기수와의 호흡에 아쉬움이 남았다. 전덕용 기수는 이번이 ‘터프윈’과 첫 호흡이다. 훈련 과정에서 많은 호흡을 맞추고 노력을 기울였으나 실전에서는 처음인 셈이다. 누구보다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우승 유력후보로 부각돼 심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외 선입마들이 선전한 가운데 ‘터프윈’의 작전도 예상과 다른 결과가 연출이 된 이유로 부각된다. 즉 ‘터프윈’은 지난 「부산광역시장배」를 비롯해 이번에도 경주 중반부 무빙작전을 구사했다. 이 경우 앞선 선두권이 뒷심 부족을 보여야 뚝심으로 버틸 수 있으나 앞 선이 버티는 흐름이면 역전이 만만치 않다. 이미 경주 중반부 무빙작전을 통해 힘을 많이 써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가벼운 주로에 따른 선두권 경주마들의 선전이 ‘터프윈’의 작전을 무력화 시킨 셈이다.
여러모로 이번 대회는 ‘터프윈’에겐 불운으로 꼽힌다. 적임기수가 기승을 하지 못했고, 심혈을 기울인 작전에 비해 상대 경쟁마의 움직임과 능력 발휘는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터프윈’은 2년 연속 「그랑프리」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국내 최강자다. 비록 이번 「그랑프리」 경주에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2013년에는 진정한 강자의 위용을 되찾길 기원해 본다.
심호근 기자 keunee120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