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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두 주자 ‘웰마206’ 외 업체 간 경쟁 치열…성능과 가격 꼼꼼히 비교해야
말산업육성법이 제정·시행된 지 일 년이 넘은 가운데 국내 말산업 분야 중 특히 ‘승마 운동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승마 운동기는 ‘2012말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실내에서 쉽게 승마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 승마 인구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말산업 종사자 및 승마인에게 승마 운동기는 구세주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능에 있어서 조금씩 차이가 있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운동에 초점을 둔 ‘승마 운동 기구’인지, 스크린을 보면서 승마를 하는 ‘시뮬레이터’ 기능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실제 ‘승마 운동기’ 제품의 공식 명칭은 정해져 있지 않다. ‘실내 승마기’, ‘승마 운동기’, ‘승마 시뮬레이터’ 등 명칭이 혼선됐지만, 본지에서는 ‘승마 운동기’로 일괄해 사용하고자 한다.)
국내 승마 운동기 선두 주자는 단연 ‘웰마206’이 손꼽힌다. 타 업체들이 일본 파나소닉의 ‘조바’ 시리즈를 카피하거나 직수입해서 판매할 당시, (주)유성(대표 윤영삼)은 2004년부터 ‘웰마(Well-ma)206’을 일 년여간 연구·개발한 뒤 실용화해서 국내외 시장에 선보였다. 특허증 및 실용신안등록증 등 관련 특허만 9개가 된다. 웰마는 금형으로 찍어내는 제품이 아니라 주문을 받은 뒤 수작업으로 제작한다. 중국산 제품들이 내구성이 떨어지는 플라스틱 기어를 사용해 제품 안장에만 웨이브를 주는 것과는 달리 벨트 방식을 차용, 사람 몸을 직접 들어 실제 승마하는 느낌을 그대로 전해 준다.
80만 원대의 중국산 제품부터 1,700만 원대의 고가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도 있다. 윤영삼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드라마에 협찬도 하고 미국과 멕시코, 일본 및 남미에 수출도 하는 등 홍보를 지속했으나 (국내 승마 대중화가 아직 안 된) 시기상조라는 점, 경제 침체라는 문제들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말산업육성법이 통과된 뒤 수요도 다시 생기는 등 여러모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웰마와 비슷한 승마 운동기로 오씸코리아의 ‘유갤럽(uGallop)’도 있다. 타 제품보다 중량 자체가 가벼워(30kg) 이동성이 뛰어나며 소비자가 98만 원으로 가격 경쟁력도 좋다. 운동 방향은 3D 방식(3축 승마 동작)으로 회전하며, 5단계 강도로 조절 가능해 복부와 허리 등 코어 근육을 단련시키고 척추를 교정하는 데 탁월하다.
유갤럽 승마 운동기는 일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자 개발 생산 수출방식(ODM: 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으로 제작해 기술력에서도 뒤지지 않는다. 오씸코리아 장인영 팀장은 "2012년 2월 이후로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단기간의 수익 증가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승마 운동기가 생활 품목으로 자리잡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네잎플러스(대표 박상용)의 에스라이더도 실내 승마 운동기 제품 가운데 하나다.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협약을 체결, ‘승마 운동기기 임상시험 평가 기술’ 이전과 제휴를 통해 자체 개발했다. 에스라이더는 분당 190회 고속 회전을 하지만 저소음·저진동으로 안정적이며 속도 조절도 가능하다. 128만 원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최근에는 홈쇼핑과 신문 광고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판매량도 급증했다.
- 승마도 이젠 ‘스크린’ 시대…시뮬레이터 기능 선보인 제품도 등장
- 저절로 운동 될 수는 없다! ‘말’과의 교감 느끼려면 직접 승마장 찾아야
스크린 승마장에서 시뮬레이터를 하며 자세 교정 및 운동을 할 수 있게 한 제품도 있다. 홍진레포츠(대표 김당기)는 자체적으로 HHRS 승마 프로그램을 개발, 승마의 기본자세와 평보부터 구보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훈련 교육 운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홍진레포츠의 승마 운동기는 말 모형을 그대로 살렸으며 기승자는 50인치 대형 모니터를 보면서 실제 승마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홍진레포츠는 전국적으로 전용 스크린 승마장 10여 곳을 이미 개장했다. 사양길에 접어든 스크린 골프장을 인수해 향후 전국에 스크린 승마장을 체인화할 목표도 있다.
홍윤기 본부장은 “실제 승마장에서 말을 태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스크린 승마장을 시작하게 됐다. 승마는 돈이 많이 드는 고급 운동이 아니라 운동 자체 효과가 고급인 레포츠다. 홍진레포츠 승마 운동기는 승마 시 실제 자세를 익히는 것부터 운동 효과까지 준다”고 했다.
이외에 승마 시뮬레이터 기능을 하는 제품으로는 대원 포티스(대표 정필동)의 ‘로봇 스크린 승마기’ 시리즈가 있지만 상당한 고가에 제품이 커서 실제 가정에서 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벤처기업 기마로보(대표 유동진·최재혁)도 국책 사업으로 ‘엘마’를 개발했지만, 아직 제품 안정화 단계에 있고 내년 상반기에나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승마 운동기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들 제품의 홍보 문구를 보면 알 수 있다. “30분 위에 앉아 있기만 해도 건강이 찾아온다”, “실제 승마 느낌 그대로 재현했다”, “수영, 조깅의 4배 운동 효과! 체중은 쭉쭉! 근육은 빵빵!” 등등…. 요약하자면, 쉽고 값싸게 승마하는 대리 만족을 할 수 있고, 신체 부담 없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 다이어트 효과나 골격근 단련 등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들도 거리가 먼 승마장을 가기 어려운 현실 때문에 승마 운동기를 구매하는 이유가 크다.
하지만 어떤 제품이든 승마 고유의 장점인 살아 있는 말과의 교감을 대신할 수는 없다. 승마를 하면서 정신적·육체적으로 치유되는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이유는 오로지 ‘말’ 때문이다. 승마 운동기나 시뮬레이터 기계가 운동 효과를 주고 실제 기승 전 승마 기본자세를 잡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어도 기계는 기계일 뿐이다. “말산업육성법의 관건은 결국 승마 인구 확대에 있다. 고객들이 실제 승마장을 찾는 승마인들이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홍진레포츠 홍윤기 본부장의 말처럼 승마 운동기가 승마 인구 저변 확대라는 말산업육성법의 한 취지에 부합하는 ‘대박 상품’이 될지, 집안 한 자리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지 지켜봐야 할 때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