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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부담중량에 대한 대안 마련도 시급
한 명마의 죽음에 대한민국이 통곡했다.
수많은 경마팬들이 비통해 하는 가운데 안락사에 대한 질책의 소리도 높다. ‘한국경마 최다연승 기록 보유마’라는 상징성을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면서 해외의 유사 사례인 2006년 켄터키더비 우승마 `바바로`와 견주기도 했다. `바바로`의 경우 경주 중 오른쪽 뒷다리 구절이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고 8개월여 동안 희박한 생존확률 속에서 전세계 팬들로부터 유례없는 회복 기원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고통 없이 지내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기에 안락사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미스터파크`가 주행중지 후 생을 마감하기까지 4시간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던 것과 비교가 되는 사례이다. 그러나 항상 서 있어야 하는 말에게 치유되지 않는 다리는 고통만 줄 뿐이기에 마주는 물론 관계자들 역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경주마는 엄연히 마주의 개인 재산임은 분명하지만 이미 수많은 경마팬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우리 시대의 명마`이기에 명성에 걸맞는 대우가 필요한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안락사에 대한 애도의 물결과 더불어 시행체보다 한 발 앞서 진화하고 있는 경마팬들의 목소리는 핸디캡 경주의 과도한 부담중량의 해결책에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모래 주로 경주가 많은 미국의 최근 G1경주에서 지난해 미국 연도 대표마인 `하브드그레이스`가 55.8kg의 핸디캡에 항의하면서 출마를 포기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적인 명마들도 다소 높은 핸디캡에 항의를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시스템 상의 한계 때문에 쉽사리 경주를 포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별다른 대안이 없기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경주에 출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마는 군 체계로 편성되어 서울경마공원의 경우 1군~6군(국산마 기준)으로 나뉘어 있고, 처음 마방에 입사하게 되면 6군 경주에 나서게 되는데 순위에 따라 부여 받는 점수에 따라 상위군으로 진급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마필들의 능력차에 있다. 모든 마필들이 공통적인 성장세를 보이지 않는 이상 어느 순간 능력이 정체되는 마필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마필들이 앞서 쌓아놓은 점수 때문에 상위군으로 승군하게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3군 이상의 경주에서는 핸디캡, 부담중량과의 싸움으로 변모하게 되지만 마필의 기본 능력의 차이를 핸디캡으로 메꾸려 하는 것은 명마들의 수명단축을 부추긴다는 오명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대부분 경마 선진 국가에서 시행하는 오픈 경주(opening game)를 도입하는 것이다. 마필의 연령, 승수, 거리 등을 기준으로 `특성화 경주`를 활성화 시킨다면 무리한 부담중량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을 것이다.
명마도 질주할 권리가 있고 군체계로 인한 승군점수는 캐쉬백포인트가 아니고 오히려 살마(殺馬)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경마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이다.
김지영 기자 olympus77@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