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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스터파크’ 심한 고통으로 인해 안락사 처리
한국경마 최다연승의 기록을 보유한 ‘미스터파크’가 경주중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로 인해 주행중지되었고, 부상으로 인한 심한 고통으로 인해 결국 안락사 처리돼 경마역사속 영원한 전설로 남게 됐다.
지난 3일(일) 부산경남경마공원 제5경주(국1, 1600m)에 출전한 ‘미스터파크’는 경기 중반까지 선두그룹에서 경주를 주도하며 또한번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17연승에서 마감한 최다연승의 아쉬움을 국내 최다승 도전에서 한걸음을 더 나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3,4코너에 접어들면서 갑자기 걸음에 이상을 보였고, 직선주로를 접어들기 직전 ‘미스터파크’는 주행중지되고 말았다. ‘미스터파크’의 20번째 승리를 기대하며 응원 열기로 들썩이던 경마공원은 순간 깊은 침묵에 잠겼다. ‘미스터파크’의 발목 골절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당시 ‘미스터파크’에 기승했던 코스케 기수는 경주 전 두 번의 새벽훈련과 당일 경주로 출장시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했고, 해당경주 초반부에서 ‘원그린’이 선두로 나오는 것을 보고 무리에 갇혀 전개하면 오히려 무리가 될 것 같아 말을 약간 외축으로 유도했으며, 이후 내측의 ‘바다제왕’과 몇 차례 접촉이 있기는 했으나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무리하지 않고 페이스 안배를 적절히 하여 전개하면 무난하게 우승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3코너를 지나면서 말이 외측으로 기대며 나가기 시작했고, 3-4코너 중간지점부터는 말의 오른 앞다리의 절음이 현저하게 느껴져 말을 세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미스터파크’는 주행중지 후 곧바로 말 전용 앰뷸런스에 실려 동물병원으로 후송됐다. ‘미스터파크’를 초진한 이상규 수의사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안정제와 진통제를 투여한 후 바로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고 밝혔다. 엑스레이상 골절은 아니었다. 이어 초음파 검사에 돌입했다. 그 즈음 곽종수 마주와 김영관 조교사, 마필관리사들이 병원으로 몰려들었다.
초음파진단 결과 진단명은 ‘우전 양측 근위 종자골 원위 인대 단열’이었다. 골절은 피했지만 경주마로는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수많은 경주마를 관리 담당했던 김영관 조교사는 진단명을 듣는 순간 한숨을 내쉬었다. 경주마 생명이 끝났음은 물론 ‘미스터파크’의 생사 여부도 장담할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주마 근위종자골 원위인대는 끊어진 정도가 약하면 회복이 가능하지만 오랜 치유기간이 필요하며, 완전히 끊어졌을 경우 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곽종수 마주는 수술을 통해 ‘미스터파크’를 살리기를 희망했지만, 수의 관계자는 과거 사례에서 9시간이 넘는 대수술이 필요하고, 수술 후 3일을 넘기지 못하고 모두 생을 마감했다며 예후가 극명하게 좋지 않음을 알렸다.
진료과정에서 ‘미스터파크’는 고통을 호소하며 진료대를 발로 차는 모습을 보였고,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진통제 투여를 늘리고 다리에 부목을 대주었다.
하지만 수의학적으로 더 이상 해줄 방법이 없다는 수의 관계자의 판단에 관계자들은 후속조치에 대해 논의한 끝에 결국 안락사를 결정하게 됐다.
한편, ‘미스터파크’의 안락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표하는 수많은 경마팬들의 애도 글이 쇄도하면서, 경마계 일각에서는 한국경마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미스터파크’의 업적을 기리는 뜻에서 추모제를 개최하거나 동상 건립이나 박제를 하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중이며, 마사회에서도 이에대한 논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