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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경마공원은 이제 시작점을 갓 벗어난 단계라 할 수 있다. 성급하게 매출액이나 입장인원을 두고 논하기 보다는 부산경남경마공원으로 인한 변화에 주목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2005년이라는 커다란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을 맞아 저 멀리 남도의 끝에서 한국경마의 주3일 시대와 지방시대를 개척하고 자리잡아가고 있는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모습들을 그려본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제법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큼직한 사건들을 위주로 정리해 보겠다.
▲ 경마사를 새로쓴 지방경마시대 활짝!!
한국경마사상 최초로 기억될 경마의 지방화 및 전국화 시대가 활짝 열렸다.
지난 9월 30일(금) 부산경남경마공원(본부장 김도훈)이 당초 예정보다 5개월 늦게 개장을 한 것.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개장부터 시기가 연기되는 등 많은 잡음에 시달려야 했다. 경마장 건설이 단지 스포츠 측면에서 접근하지 못하는 한국 경마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었고, 경마의 침체기를 맞아 수많은 적자를 염려한 마사회의 레저세 감면 요구와 지자체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다가 결국 개장을 하게 되었다.
한국경마의 전국화의 첫 발을 내딛게 된 개장식 행사는 11시부터 펼쳐져 갖가지 행사들로 꾸며졌고 대형 떡 컷팅에 이어 요란한 축포와 함께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경마시작을 알리는 방송이 울려 퍼졌다.
개장행사에는 이우재 한국마사회장을 비롯해 박홍수 농림부장관, 허남식 부산시장, 김태우 경남도지사 등과 마사유키 다카하시 JRA(일본중앙경마회 이사장), 로렌스웡 HJC(홍콩자키클럽) 최고경영자 등 외국인사를 포함해 총 20여명의 국내외 인사들이 참석해 한국경마의 전국화와 금요경마 부활로 시작된 한국경마의 3일 체계 시작을 지켜봤다.
이밖에도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중인 마주, 조교사, 기수를 비롯해 많은 경마유관단체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을 찾아 지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개장으로 한국경마는 주3일 경마시대와 지방화를 이루게 되었다.
▲ 개장 전부터 부산경남경마공원을 빛낸 기록들
부산경남경마공원은 이미 개장 이전부터 많은 진기록을 보이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어 모았다. 개장을 위한 경매를 통해 1억원이 넘는 고가마가 탄생한 것.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을 위한 제1,2차 경주마 경매에서 미국산 ‘골딩’이 경매가 1억2,780만원을 기록하면서 한국 경매사상 처음으로 1억원이 넘는 경주마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것은 ‘골딩’ 도입당시 몸값의 10배가 넘는 것이자 380만원에 낙찰된 최저가 낙찰마와 비교해 30배가 넘는 것이다. ‘골딩’은 모의경주에서 가뿐히 4전4승의 성적을 거두고 경마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면서 이번 경매 이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모의경주에서 비공인 신기록이 나온 것도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지난 4월 15일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펼쳐진 1,000m 모의경주에서 데뷔전에 나선 호주산 세 살짜리 수말인 ‘대항군’이 58초2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 ‘대항군’이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기까지 1,000m 최고기록은 지난해 7월 18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승유신화’가 세운 59초0이었다.
당시 ‘승유신화’의 기록을 두고 경마계는 한국경마 역사상 처음으로 1분벽을 깨뜨린 명마가 탄생했다고 크게 술렁였다.
‘대항군’은 체구가 좋고 신마답지 않게 주폭이 커 훈련 때부터 주목을 받은 마필로 이후 실제 경주에서 3연승을 달린 이후 최근 외산 1군 경주에서 3위를 기록했다.
▲외국 용병기수 시대 오픈
부산경남경마공원의 특징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외국 용병 기수 도입이다.
도입을 앞두고 현지 기수들과 마찰을 빗기도 했지만, 10월 첫 선을 보인 이후 3명의 호주 기수들의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12월에 들어서면서 1명의 기수가 적응에 실패하고 본국행을 했지만, 뉴남 기수와 베이커 기수는 적응 기승수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베이커 기수는 경상남도지사배 경마대회에서는 베이커 기수가 인기 8위로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루나’(김영관 조교사)와 호흡을 맞추면서 폭발적인 추입력을 과시하면서 우승을 차지해 역시 자신의 한국경마에서 첫 승과 더불어 경마대회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 양영남 신드롬!!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개장 한 이후 최대 화제거리를 떠 오른 것은 바로 양영남 기수였다고 할 것이다.
양영남 기수는 정규21기로 기수생활을 시작했고 데뷔초에 그저 강단있고 가능성 있는 기수로 인식했을 뿐 누구하나 양영남 기수에 대해 눈여겨보거나 관심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부산경마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약 2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실전에서 양영남 기수는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양영남 기수는 개장 첫 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을 시작으로 곧바로 펼쳐진 개장기념경마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널리 알렸다.
또한 10월 경마에서 무려 6승을 올리면서 단숨에 최다승 자리를 차지하면서 스타급 기수에 목말라하던 부산경남경마팬들에게 빛과 같은 존재가 되었다.
11월 군입대로 경주로를 떠나 있지만 부산경남경마공원과 양영남은 따로 뗄 수 없는 관계가 되고 말았다.
▲ 고배당의 산실, 부산경남경마공원!!
부산경남경마공원은 개장을 하면서부터 고배당이 불가피한 상태라는 것이 통설이었다.
일괄적으로 구매된 경주마들은 모두가 경주경험이 전무한 나이어린 마필들이었고, 서울경마공원, 제주경마공원 출신의 기수들이 포함되어 있다지만 거의 대다수의 기수들이 경주경험이 적은 신인기수로 구성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필을 관리하는 조교사와 관리사 등도 모두 새내기들로 장단점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였다.
실전과 같은 상금을 놓고 모의경주가 펼쳐졌다고는 하지만 실전과 같은 박진감과 승부욕이 없는 상태에서의 경주는 이후 실전에서 오히려 마필들의 능력을 가늠하는데 역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급격하게 굽어있는 코너 또한 서울경마공원과는 사뭇 다른 경주 형태를 보이게 하고 있으며, 주로의 높낮이 역시도 다른 면을 보이고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의 고배당은 무엇보다도 경주마의 능력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것에 기인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부산경남경마공원이 안정적인 배당을 유지하기 위해선 결코 적지 않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