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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언론에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기수중 하나가 바로 이애리 기수일 것이다.
남자들도 힘겨워 하는 기수라는 직업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외모에, 여려 보이지만 꿋꿋하게 한 명의 기수로 우뚝 자리매김 하고 있는 이애리 기수는 당연히 화제가 될 수밖에 없다.
처음 금녀의 벽을 허물로 당당히 기수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후보생 시절을 보내던 중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기에 낙마 사고로 인해 입학 동기인 20기보다 늦게 경주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미 서울경마공원에서 어엿한 기수로 활동을 하던 이금주, 이신영 기수가 강단있는 모습이었다면 그녀의 모습은 다소 경주로가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벌써 햇수로 3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당당히 경마팬 사이에서도 그녀의 이름은 유명기수로 통한다. 그만큼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고 있는 경마팬이 확대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2005년을 맞은 이애리 기수의 활약은 특히 두드러진다.
1월에는 2위 입상 1회로 그쳤지만, 2월부터 매달 꾸준히 우승횟수를 추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속도라면 두자리 승수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3주간(지난주는 기승이 없었다) 그녀가 거둔 성적은 5번 경주에 나와 3회 우승으로 60%의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들어 느낌이 오는 것 같다”는 그녀의 말대로 요즘 경주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기승모습은 한층 안정되고 불안감이 사라졌다는 느낌을 가지게 한다.
보상이 따르면 하는 일이 즐거워지는 것은 당연하다. 2005년이 되면서 이애리 기수도 기분좋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늦은 올빼미가 그제야 자리에 누울 법한 새벽 4시경 마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게만 느껴진다.
기수생활 20년을 훌쩍 뛰어넘은 대선배로부터 웬만한 선배들은 10여년의 기수경력을 가지고 있으니, 선배들을 바라보는 그녀는 당연히 자신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자신을 믿고 좋은 말(馬)에 기승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주는 13조 이희영 조교사를 비롯하여 늘 가족처럼 대해주는 마방 식구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다고 했듯이 이애리 기수도 시간이 지나면서 겸손함이 몸에 배이고 있는 듯 하다. 처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잘 해야한다는 강박감을 가졌지만 이제는 오직 기수세계에선 실력만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것을 터득하고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있는 것이다.
이애리 기수가 험난한 기수세계에 뛰어들게 된 것은 아버님의 권유로 비롯되었다. 곱게 자란 딸에게 남자들도 버티기 힘든 길을 권한 그녀의 아버님도 대단하지만, 대학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다가 결국 기수의 길을 택한 이애리 기수도 대단하기만 하다.
그녀가 기수의 길을 택했던 이유중 하나가 운동을 좋아했기 때문. 여섯 살부터 우슈를 배웠던 덕에 곱상한 외모와 달리 남다른 끈기와 근성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그녀의 성적을 바라보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정진해 나가는 그녀의 앞날에 푸른 창공이 펼쳐져 있을 것이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봄날 새순이 돋아나듯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는 그녀의 화사한 날개로 서울경마공원이라는 푸른 창공을 힘차게 날아오르길 기대해 본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이애리 기수 프로필)
출 생 지 : 충남 홍성(1녀 2남)
생년월일 : 1980년 7월 21일(25세)
소 속 조 : 50조(강승영 조교사)
기승중량 : 49kg
데뷔일자 : 2002년 9월 13일
통산전적 : 250전(13/27/19/27/20)
승률 5.2% 복승률 16.0%
최근1년 : 95전(8/9/5/8/8)
승률 8.4% 복승률 17.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