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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경마`가 몰고온 폐해라는 지적도
화창한 봄날씨 속에서 펼쳐진 지난주 경마는 난데없는 폭풍과도 같은 배당판 바람이 휘몰아치며 팬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과천벌 배당판 바람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지만 심각한 것은 바람을 몰고온 경주마들이 줄줄이 입상에 성공했다는데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주 일요일 제8경주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체적으로 혼전양상이었던 당해경주는 경주초반 배당부터 비인기마로 분류되었던 2번 `환상비행`의 배당이 인기 1위마와의 복승식 배당에서 고작 18배내외를 형성하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마감 9분전부터 30초마다 복승식 배당이 0.4-0.6배가 떨어지는 폭풍을 몰아치더니 결국 인기 1위마와의 마감배당 4.8배라는 엽기적인 현상을 보였던 것. 경주결과 역시 2번 ‘환상비행’의 우승으로 이어져 단순한 바람이 아님을 증명해보였다. 이어 벌어진 제9경주에서도 엄청난 바람을 몰고온 ‘빛오름’이 2위입상에 성공하며, 팬들을 더더욱 아연실색케 하였다.
이에 한 경마팬은 “과거 뚝섬시절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한때 공정경마로 가는 듯 했던 과정들은 모두 한낱 먼지에 불과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경마인의 한 사람으로써 참담하기까지 하다”라고 심정을 피력했다.
최근 들어 더욱 심화되고 있는 “바람 = 경주결과”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베테랑 경마전문가는 그 주된 원인중 하나를 사설경마에서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시행체가 환급률 인상에 대해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년 사이에 사설경마가 급격하게 조직적으로 파급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과거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사설경마의 돈줄 소위 ‘센터오대’가 마방관계자나 기수와 직,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승부를 조작하고 있다는 얘기가 설득력있게 와닿는다.”라며, “그 과정에서 소위 소스라는 것이 일반팬에게도 흘러나가면서 걷잡을수 없게 배당판에 바람을 몰고 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라고 전했다.
최근의 배당판 바람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게 전해져온다. 과거 배당판 바람은 결과와는 다르게 이어짐으로써 결국 바람에 그치는 수준이었지만 현재의 배당판 바람은 마치 경주결과를 그대로 반영하는 듯 해 한국경마가 꺼꾸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반의 우려가 높아만 가고 있다.
지난주 4/24일 매출액이 평소보다 약 20-30% 신장해 경마관계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같은 병폐가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아이러니컬 하지 않을 수 없다. 모처럼 만에 경마장을 찾은 팬들이 과연 이러한 모습을 묵과하고만 있을까. 지난 수년간 추락해가는 매출액이 최근 들어 하향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그나마도 또한번 내리막길을 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시행체 측의 적절한 대응책이 필요할 때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