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클윈’ ‘러버보이샤카’ 기다려라, 내가 간다!
39조의 미국산 신예마 ‘클리어드포테익옵’이 지난 주 토요경마 6경주에서 동군강적들을 물리치며 우승을 차지해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처음 뛰어본 1200m에서 최근 수입된 미국산마 중 가장 좋은 기록인 1분 15초 9를 기록했다는 점은 주로가 다소 가벼웠다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높이 평가할만한 대목이다.
‘클리어드포테익옵’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단순히 발전이 기대되는 신예강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경주에서 보여준 능력 외에도 팬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 사람에 빗대어 말하면  스타성이 충분하다는 이유가 있다.
최근 프로야구에서 화제를 모았던 작은 사건이 있었다. 역대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였던 선동열의 영구결번 등번호를 기아의 신인인 김진우선수에게 물려 주려던 것. 경마장에도 야구선수의 등번호와 같은 조번이라는 것이 있는데 90년대 최고의 명마인 ‘대견’의 조번인 39-19번을 이어 받은 마필이 바로 ‘클리어드포테익옵’이다.
조번을 이어 받은 것은 모든 조건이 맞아떨어진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데뷔전 3위 이후 1200m 경주에서 우승한 것이 ‘대견’의 실전적응과정(데뷔전 2위, 이후 6연승)과 비슷하다는 점, 파워 넘치는 선행력을 주무기로 한다는 점, 500kg이 넘는 거구의 거세마라는 점은 ‘대견’과 쏙 빼 닮은 점들이다.  
물론 500kg을 넘나드는 거세마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차돌’, ‘호동왕자’, ‘케뷔’, ‘거창’, ‘대견’ 같은 일류마가 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500kg을 넘는 거세마 클리어드포테익옵이 39조 최혜식조교사를 만나 조번 19번을 물려받았다는 점만으로도 정상권 출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사족을 단다면 마명인 클리어드포테익옵(CLEARED FOR TAKE OFF)의 의미는 출격준비완료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석 기자 guardme@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