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도 기수 월간 MVP 결산

-박태종 기수 4회, 최다수상... ‘그 명성 그대로’
-임대규 기수 3, 4월 연속 수상... ‘봄의 사나이’
-강경식, 강명준, 김동철 기수 첫 수상 영광

-기수들의 치열한 승부로 숨가쁘게 달려온 2001년도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그 어느해 못지 않게 부침(浮沈)이 심했던 올해, 기수들은 어김없이 팽팽한 승부로 팬들에게 희비를 안겨줬다. 한해 동안 본지 기자단과 인터넷 경마문화(www.krj.co.kr)를 통한 네티즌들의 투표로 선정된 월간 기수MVP 결과를 바탕으로 올 한해 기수들의 발자취를 살펴본다.

-임대규 기수, ‘봄의 사나이라 불러다오’
신사(辛巳)년을 힘차게 시작한 것은 리딩자키 박태종 기수. 2000년 12월 7승, 2위 7회의 호성적을 거두며 기분 좋게 새해를 맞은 박 기수는 1월 한 달 6승, 2위 5회를 기록하며 각각 4승, 3승을 올린 장세한, 강병은 기수를 따돌리고 신사년 첫 월간 MVP의 영광을 안았다.
2월은 신예들의 선전이 돋보인 한 달. 강경식 기수가 16전 4승, 2위 5회를 기록하며 생애 첫 월간 MVP에 올랐다. 함완식 기수가 32전 4승, 2위 5회의 성적으로 도전했지만, 팬들은 높은 복승률을 기록한 강 기수의 손을 들어줬다.
추위가 물러가고 경마공원이 초록으로 물들기 시작하면서 임대규 기수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봄이 오면서 임 기수는 말 그대로 ‘날라 다녔다’. 두 달 동안 1, 2위를 각각 17차례나 차지한 것.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임 기수에게 팬들은 박수를 보냈고, 임 기수는 그런 팬들에게 3∼40%의 높은 복승률로 보답했다. 최봉주, 우창구, 안병기 기수 등 중견 기수들이 도전했지만, 도저히 임 기수의 기세를 꺽을 수 없었던 3, 4월이었다.

-단골수상자 vs 처녀수상자
5, 6월은 단골 월간 MVP 최봉주, 박태종 기수의 뚝심이 빛났다. 최 기수는 5월 한 달 33전 6승, 2위 4회를 기록하며 임대규 기수의 무서운 상승세를 잠재웠다. 임 기수는 31전 4승, 2위 4회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으나, 최 기수의 뚝심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한편 같은 기간 52전 8승, 2위 9회의 특급 성적을 올리고도 팬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박태종 기수는 6월에도 50전 8승, 2위 7회로 좋은 성적을 이어가며 두 번째 월간 MVP를 수상한다. 5월 수상자 최봉주 기수는 7승, 2위 6회를 거두며 역시 좋은 리듬을 이어갔지만 박태종 기수의 벽에 막혀 2회 연속 수상의 꿈을 접어야 했다.
5, 6월에 리딩자키의 활약이 빛났다면 7, 8월에는 복병들의 성적이 돋보였다. 7월에는 처녀 수상을 노리는 기수들의 불꽃 튀는 격전장이었다. 강명준, 박복규, 최기홍, 김명근 기수 등 그동안 월간 성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던 기수들이 하나같이 적은 기승 회수에도 불구, 짭짤한 승수를 올리며 높은 승률로 MVP 물망에 올랐다. 결국 승수는 적었지만 고배당을 토해내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강명준 기수가 월간 MVP 처녀 수상이라는 기쁨을 맛봤다. 8월에는 ‘통일천하’로 네티즌배 특별경주에서 우승한 김동철 기수가 네티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기간 김창옥, 박태종 기수는 MVP급 성적을 올리며 선전했지만 네티즌의 위력을 절감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리딩자키 박태종 기수 ‘가을의 전설’
9, 10월에는 경주로에 박태종 기수만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팬들은 연신 “역시 박태종이야...”를 연발했다. 두 달간 박 기수가 거둔 승수가 무려 28승. 웬만한 기수의 1년 승수에 달한다. 2위도 18회를 기록하며 팬들에게 믿음을 심어줬고, 1백6회라는 기승 회수는 조교사들에게 그가 얼마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지를 반증해준다. 박 기수는 9, 10월 리딩자키의 위력을 유감 없이 과시한 ‘가을의 전설’ 덕택에 9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시즌 1백승에 도전할 수 있었다.
11월에는 천창기 기수의 활약이 눈부셨다. 10월에도 좋은 성적을 냈지만, 박태종 기수에 밀렸던 천 기수는 11월에 31전 7승 2위 3회를 기록, 35전 6승 2위 3회의 성적을 올리며 5백승 마수걸이에 성공한 최봉주 기수의 추격을 따돌리고 ‘2001년도 월간 MVP 드라마’에 종지부를 찍었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표〉 2001년도 월간 MVP
월  MVP 수상자  성적(1위/2위)
1  박태종  37전(6/5)
2  강경식  16전(4/5)
3  임대규  50전(9/13)
4  임대규  36전(8/4)
5  최봉주  33전(6/4)
6  박태종  50전(8/7)
7  강명준  21전(3/1)
8  김동철  22전(4/3)
9  박태종  51전(13/10)
10  박태종  55전(15/8)
11  천창기  31전(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