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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협... 경매 활성화 위해 참가자격 확대, 부작용 있을지는 “몰랐다”
-마주들 반발 예상... 협회 결속과 유통질서 파괴하는 행위
제2차 국산마 경매에서 마주가 아닌 일반인들이 상장마를 대거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경매에서 구매신청자는 모두 52명, 이중 마주가 21명으로 나머지는 목장주들을 비롯한 일반인이었다. 특히 일반인 신청자 중에는 모 경마전문지 발행인과 현직 경마예상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이번 경매에서 말을 구입한 일반인은 대부분 생산자들. 이들은 구입마들을 몇 개월 더 육성시킨 후 향후 개별거래 형태로 마주들에게 되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매를 통해 마사회 소유의 좋은 말들을 싸게 구입하고, 다소의 차액을 붙여 되팔아 이익을 보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경마관련 종사자들이 말을 구입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일부에서는 마주만이 경주에 출전시킬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전자의 경우처럼 판매이익을 노린 구매인지, 비공식적으로 마주를 대리한 구매인지, 그것도 아니면 불법을 각오하고 소유의 목적으로 구입했는지, 의도가 불분명하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매를 주관한 생산자협회는 규정상 마주 이외 일반인이 경매마를 구입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면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협회는 이전까지 마주협회를 상대로 마주들만 참가시킨 채, 경매를 진행해왔지만 이번의 경우 마주들의 참가가 부진할 것으로 판단, 마사회와의 사전협의 후 생산자와 일반인까지 참가 대상에 포함시켰다. 협회 한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구매자의 정밀한 신원조회가 이뤄지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마사회는 모든 책임을 경매 주체인 생산자협회에 떠넘기는 눈치. 또한 이 관계자는 마주가 아닌 경매참가자의 경우 “일부 목장에서 경매마 구입 후 되팔기 위해 말을 구입한 것으로 알았다”고 말하고 경마관련 종사자가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사전에 몰랐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향후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당혹스러운 것은 마주협회도 마찬가지. 마주협회 최봉식 팀장은 “애초에 생산자협회 측에서 일방적으로 강행한 경매이기 때문에 이번 경매는 우리 협회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지만, 마주들 사이에 이번 사태는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 마주는 “주민등록증만 있으면 말을 사게 했다”며 이번 경매 시행방식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고, “유통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일반인의 경매 참가를 비난했다. 또 다른 마주는 경매 불참이라는 협회의 잠정적 결정에도 불구, 경매에 참여한 일부 마주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마주협회는 아직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하지는 않고 있으나, 경마일인 이번 주말 일부 마주들의 강력한 항의가 예상돼, 향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눈치다.
말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마주자격을 획득, 경주에 출전시킬 수 있는 미국과 유럽 등 선전경마 시행국에선 마필구입과 관련한 에이전트나 브로커가 인정되는데 반해, 일정 자격요건을 갖춘 개인과 법인을 선발, 마주자격을 부여하는 우리나라에서 마주가 아닌 일반인이 경매를 통해 경주마를 구입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 이런 전무후무한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원칙적인 경매시행을 주장한 생산자협회와 융통적인 경매시행을 주장한 마주협회, 그리고 이의 조정역할을 포기한 마사회 등 관련단체의 불협화음이 그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이번 경매의 결과를 놓고 가타부타 말할 시점은 아니지만 전례가 없는 초유의 사태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권현 기자 knhn@krj.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