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마 경매, 파행 우려
-마주들 참여의지 낮고, 일부 조교사들 눈치만 살펴
-생산자협, “시행 자체에 의의를 두겠다.”
오랜 진통 끝에 시행이 결정된 2001년도 국산마 경매가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13일(화), 14일(수) 양일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국산마 경매가 마주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경매 참여를 희망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마주는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이렇게 마주들의 참여의지가 약한 이유는 경매가 4월 한 번 열렸음에도 불구, 연중 고가의 개별구매가 성행, 마주들의 여력이 약해진데다 국산마 경주 확대에 따른 국산마 경주 상금의 감소, 최근 집중된 미국산마 도입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마주들의 이런 사정을 파악한 마주협회가 일찌감치 경매에 ‘강 건너 불 구경’하듯 손을 뺀 것도 마주들의 무관심을 부채질했다.
마주들의 무관심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은 마필 부족의 딜레마에 빠져 있는 일부 조교사들. 이들은 오래 전부터 경매에 큰 기대를 가져왔으나, 정작 마필을 구입해 줄 마주들의 무관심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 일부는 생산자협회 측에 구매 신청 기한의 연기 등을 요청해 놓고 마주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실정, 일단 마주의 구매 의사와는 상관없이 “좋은 말이 있는지 가서 보고 오겠다”는 조교사도 몇몇 있다.
한편 경매를 주관하는 생산자협회 측은 마주들의 참가 여부에 관계없이 이번 경매는 그 시행에 의의를 둔다는 입장이다. 생산자협회 오권실 국장은 “때가 되면 외부 여건에 관계없이 경매가 열린다는 의식을 심어주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사기 싫다는 마주를 억지로 끌고 올 수 없듯이 사기 원하는 마주가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경매는 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주체의 입장에서 경매 시행이라는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몇 명이 참가하고 몇 마리를 파느냐는 시행 주체의 권한 밖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번 경매의 성공을 위해 구매 신청 기한을 연장하는 등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하고 최대한의 참가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주들의 불참으로 파행을 겪었던 지난해의 전철을 다시 밟지는 않을까. 어렵게 시행이 결정된 국산마 2차 경매에 팬들은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권현 기자 knhn@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