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섭, 김용섭 서울·제주에서 형제기수 맹위
-박원선ㆍ박원덕 등도 형제조교사로 맹활약
서울경마공원과 제주경마공원에서 형제기수와 형제조교사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90명 남짓 되는 기수와 52명의 조교사는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희귀직업 중의 하나. 이러한 희귀직업에 형제가 활약한다는 것은 더더욱 희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재 마상형제(馬上兄弟)의 주인공은 서울경마공원의 김재섭 기수(40)와 제주경마공원의 김용섭 기수(35). 김재섭 기수는 한국마사회(회장/윤영호) 기수양성소 제13기 출신으로 87년 4월 1일 기수면허를 받고 지금까지 14년 넘게 기수생활을 해오고 있다. 기수양성소에서 제주 기수후보생 제1기로, 1990년 10월 데뷔해 제주경마공원에서 10년 넘게 기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용섭 기수가 그의 친동생. 김재섭 기수는 뚝섬경마장 근처에 살던 고향친구로부터 경마장과 경마에 대한 얘기를 자주 들었고, 기수라는 이색 직업이 작고 다부진 체구의 그에게 적격이라며 권유를 받고 기수후보생 시험에 응시했다. 한편 동생 김용섭 기수는 기수가 된 형의 모습을 보고 기수의 꿈을 갖게 됐다. 처음엔 위험하고 힘들다는 형의 반대로 꿈을 접었으나, 이듬해인 1989년 제주기수후보생 모집공고를 보고 오히려 형이 적극 권유, 결국 기수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현재 김재섭 기수는 통산 전적 2천4백5전 1백93승, 2위 2백5회(승률 8%, 복승률 17%)를 기록하고 있으며, 1990년 JRA트로피와 2000년 그랑프리 등 두 번의 경마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한편 김용섭 기수는 통산 전적 2천9백37전 4백65승, 2위 3백67회(승률 16%, 복승률 28%)를 기록중이며, 1994년 한라일보배, 1995년 한국마사회장배, 제민일보배, 1999년 제주일마배 등 경마대회를 휩쓸며 제주리딩자키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형제 조교사로는 박원선·박원덕 조교사와 지용철·지용훈 조교사 그리고 김점오·김성오 조교사가 있다.
박원선 조교사는 조교사협회장을 다년간 역임할 정도로 경마계에서 알아주는 원로 조교사. 그의 동생 박원덕 조교사도 특유의 추진력과 박진감으로 형과 함께 뚝섬시절을 풍미했으며, 현재도 경마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활약이 대단하다.
과천벌의 잘나가는 형제조교사 지용훈·지용철 조교사의 경우는 일터도 같을 뿐더러 사는 집도 위아래층이어서 하루도 떨어질 줄을 모른다. 어린 시절 부친을 따라 뚝섬경마장에 놀러갔다가 말의 매력에 푹 빠져 기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싹텄다는 지용훈(47) 조교사는 마방에서 고생하며 어렵게 1970년에 기수 면허를 획득, 잠시 기수생활을 하다 조교사가 됐다. 동생인 지용철 조교사는 형의 권유로 73년 마사회에 처음 들어와 기수양성소 단기 2기 과정을 마친 후 75년 기수면허를 취득했다. 그 후 형과 같이 기수로 활약하다 조교사로 전업한 지용철(43) 조교사. 이들 두 조교사는 주위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남다른 형제애를 자랑한다. 형인 지용훈 조교사는 웬만한 신마는 직접 훈련시킬 정도로 추진력이 뛰어난 용장. 반면 동생 지용철 조교사는 느긋한 성격에 세심한 경주 작전을 주문하는 지장.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이들은 평소에는 이심전심으로 서로 도와주며 챙겨주지만 경주가 있는 날, 특히 한 경주에 함께 경주마를 출전시키는 날에는 서로 경주마 전력 숨기기에 고심한다고 한다. 경마가 열리는 주말은 ‘형님 먼저, 아우 먼저’가 안 통하는 날인 것이다. 현재 지용훈 조교사는 4천47전 3백62승, 2위 3백80회(승률 9%, 복승률 18%)를, 지용철 조교사는 5천80전 3백42승, 2위 4백64회(승률 9%, 복승률 18%)를 기록중이다. 어렸을 적부터 사이가 좋았던 형제는 조교사로서 성적도 사이좋게 나누고(?)있는 셈.
또 다른 형제조교사인 김점오·김성오 조교사. 한국마사회 기수양성소 제5기 출신인 김점오 조교사는(42) 79년 4월 4일 기수 면허취득 후, 87년까지 뚝섬경마장에서 이름을 날리던 베테랑 기수출신. 말의 고삐로 경주마에게 4단계의 미세한 지시를 전달 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수였다고 한다. 김점오 조교사는 87년 5월 조교사 면허 취득 후, 현재 3천6백78전 3백69승, 2위 3백80회(승률 10%, 복승률 20%)를 기록중이다. 동생 김성오(39) 조교사는 89년 제주기수  제1기 출신. 당시 나이 27살로 늦깎이 기수로 출발했다. 동기생 중 나이가 제일 많아 동년배가 많은 조교사와 생활하느라 마음고생도 많았다는데, 97년 제주도 조교사 제1기로 전업한 후 1천6백18전 1백24승, 2위 1백53회를 기록중이며 현재 제주도 조교사협회장을 맡고 있다.



작 성 자 : 권현 knhn@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