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의 세계에서는 노력하고 연구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15년간의 기수 생활을 마감하고 94년 1월부터 53조를 대부받은 김문갑 조교사의 마방 경영 신조다.
최근 신예마들을 비롯한 하위군 마필들이 속속 입상에 성공하며 또다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기에 53조는 새로운 중흥기를 맞이하는데 여념이 없다.
위의 결과가 도출되기까지는 김조교사의 ‘하면된다’란 적극적 사고방식과 마주를 비롯한 마방식구들의 상호단결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경마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또다시 밝힌 김조교사의 마방 관리에 대해 들어본다.

― 일부 훈련 관찰자들의 얘기에 따르면 ‘김문갑 조교사가 직접 훈련시킨 말은 함부로 지워서는 안된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탁월한 훈련 방법이 있는 것 같은데
▲ 훈련이야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조 조교사들도 열심히 시키고 있고 그 수준은 비슷하리가 본다. 중요한 것은 기수가 얼마만큼 조교사의 지시대로 잘 타주었냐가 될 것이다.
만약 조교사의 지시가 경주중 수행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를 면밀히 분석하고 다음 경주에서 절대 실수하지 않겠다는 기수의 마음가짐이 결국 성패를 결정하는 것 같다.

― 최근 박수홍, 함완식 등 타조 기수 기용이 눈에 띈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모두 신예기수에 속하는데. 배경은
▲ 일단 근면, 성실하다는 기본적 신뢰가 있다.
그다음으로 시기적으로 이들은 말을 타기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서서히 기승술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배우는 시점인 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나쁜 습성, 자기 고집이 없다. 그래서 지시한 작전에 최대한 근접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만약 수행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를 열심히 연구한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며 최근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 같다.
― 국산마 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지난해 경매 결과에 대해 대체적으로 마주들이 만족했다는 결과라고도 볼 수 있는데
▲ 위와 같은 이유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먼저 마주들이 적극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상호 신뢰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53조 밀착취재(김문갑 조교사)
― 사람과 경주마는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가
▲ ‘재갈 물림’으로서 경주마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알 수 있다.
말과 인연을 맺은지 약 20년이 되었는데 이중 조물주의 능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 바로 말에게 재갈을 물리도록 창조를 했다는 점이다. 말은 수말과 거세마가 40개, 암말은 36개의 이빨이 있다. 구조상 사람의 치아와 비교할 때 송곳니 부분이 비어 있다. 이 부분에 재갈을 물리게 한 다음 경주마와 의사 소통을 한다.

― 재갈에 대해 좀 더 상세히 설명하면
▲ 소위 ‘재갈을 뱉는다’란 말이 있다. 특히 경주중 재갈을 뱉는 이유는 체력소모가 모두 됐음을 의미한다. 만약 체력소모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갈을 뱉어 버린다면 아무리 그 어떤 수단을 써도 제 능력을 발휘하며 달릴 수가 없다.
유능한 기수라고 함은 기본적으로 재갈에 대한 감이 좋다. 그래서 재갈이 어디에 물렸는지 정확히 파악한 상태에서 절대 그것을 내뱉지 못하도록 마필을 유도한다.

―끝으로 각오는
▲ 20년 동안 함께 해온 말과의 인연, 정도 쌓였고 미련도 많다. 그러나 만약 나 자신에게 조교사로서의 한계가 온다면 당장이라도 그만 둘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나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노력하고 연구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이것의 부수적 일환으로 매년 조교사 상금랭킹 10위안을 유지하고 싶다.
또한 경마팬들에게 충실하고 거짓없는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작 성 자 : 김대유 wohaha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