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말산업 연구 포럼 장면
27일 제1회 말산업 연구 포럼 개최 … ‘승마장 관련 규제와 해법 모색’ 논의
각 지자체 담당공무원 및 승마장 관계자 높은 관심 보여
KRA한국마사회가 효율적인 말산업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 눈과 귀를 활짝 열고 각계 전문가는 물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는 한편, 서로의 소통을 나누는데 적극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KRA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정준용 소장)가 3월 27일 오후 4시30분부터 렛츠런파크 서울 럭키빌 6층 페가수스 라운지에서 제1회 말산업연구 포럼을 개최했다.
말산업연구포럼은 말산업 발전에 관한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건설적인 논의의장을 마련하고, 말산업 R&D 추진을 위한 전문가 자문 및 연구 아젠다 발굴 추진하기 위한 자리로, KRA한국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에서 적극적인 추진으로 첫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마사회에서 첫 시작을 알린 말산업 연구포럼에는 발제자로 이상영 경기도청 축산정책과 말산업육성팀장과 이숭열 부천 비바승마클럽 대표가 나섰고, 패널로 김문영 (주)레이싱미디어 대표와 류태정 궁평캠프승마장 대표, 이정우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 교수가 참여했다. 또한 말산업연구포럼 전문위원인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이선철 용인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이학교 국립한경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생명과학과 교수 등이 포럼을 이끌었다.
포럼장에는 이상영 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장을 비롯해 최귀철 말산업진흥처장, 장일기 승마&기수양성활성화TF팀장, 정준용 말산업연구소장 등 말산업 관련 마사회 임직원 10여 명이 참석했고, 승마장 대표 및 관계자 그리고 각 지자체 말산업 담당 공무원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표명했다.
말산업 연구포럼 사회를 맡은 김한호 교수는 주제발표에 앞서 최근 정부측에서 규제개혁과 관련해 각 부처 공무원들이 규제 목록 제출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포럼을 통해 개선이 필요한 규제나 법률에 대해 의견이 나오면 정부에 전달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밝혔다.
제1회 말산업연구포럼은 ‘승마 활성화를 위한 승마장 설치·운영과 관련된 각종 규제(법률·제도)현황 파악 및 문제점 분석과 해결방안 모색’을 주제로, 이강영 경기도청 말산업육성팀장과 이숭열 부천 비바승마장 대표가 발제자로 나섰다.
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강영 경기도청 말산업육성팀장은 경기도 사례를 중심으로 승마장 설치와 관련한 현안사항, 문제점과 분석, 해결방안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강영 팀장은 승마장, 특히 농어촌형승마시설 설치와 관련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농지법,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과도한 개발 부담금 등이라 밝혔다.
농지법의 경우 농업진흥지역내에 말사육은 가능하나 농어촌형승마시설을 체육시설과 동일시설로 보아 입지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농어촌형승마시설은 말이 생산·육성 등의 사업과 이용업을 겸영하는 시설로 농업용 시설이므로 축사시설로 보아 농지이용행위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경험사례를 얘기하며 말산업육성법에서 체육시설 적용 배제에도 불구하고 해당부처에서 전혀 인정을 하지 않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또한 대부분 승마장 건축 가능지에 대해 지자체들이 가축사육 제한구역으로 묶어 놓고 있다며, 젖소 운동장은 가능하고 말 운동장은 안 되는 잘못된 법조항을 꼬집었다.
이강영 팀장은 농어촌형승마장 설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선 농지법 개정이 필요하며, 가축분뇨 관련 법령도 마장은 원칙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영 팀장의 발표 직후 참석자 사이에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서로 상충되는 법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말산업 육성을 위해 법개정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법개정과 법테두리 내에서 승마장을 설치·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개진하기도 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숭열 부천 비바승마클럽 대표는 본인이 승마장을 건설한 경험을 토대로 문제점을 제기했는데, 승마장 인허가 과정에서 5억4000만원에 달하는 부담금과 세금을 납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개발제한구역내 설치 불가라는 부처를 쫓아다니며 규정을 바꿔 승마장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바우처 사업을 통해 국가와 지자체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이 대표는 아직도 부처 공무원이 재활에 말이 꼭 필요한가와 재활승마의 효과 의심 등을 한다며, 이런 포럼에 공무원들이 참석해야 인식전환과 승마·말산업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는 과거 마사회의 도움으로 농지전용부담금을 감면받았던 사례를 밝히고, 현재 해당 조항이 삭제된 불합리성을 지적했는데, 이강영 팀장은 수도권은 농지전용 부담금 감면이 불가능하지만 다른 지역은 감면이 가능한 상태라고 보충 설명했다.
류태정 궁평갬프승마장 대표는 상충하는 적용법으로 인해 벌금을 부과받았던 사례를 소개하면서 승마장을 체육시설보다는 축산시설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느냐고 질의했다.
이에대해 많은 의견이 나왔는데, 장일기 마사회 TF팀장은 승마장을 짓기 위해선 체신법을 따라야 한다는 개인 견해를 밝히고, 농어촌형승마시설의 경우 처음부터 승마장을 하려말고 말을 생산·육성하는 축산업으로 시작해서 축사시설 이용 차원에서 농어촌형 승마시설로 전환하면 법적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패널로 참석한 김문영 (주)레이싱미디어 대표는 참고자료에 ‘승마장 주인을 범죄자로 내모는 이상한 대한민국 말산업육성’이란 칼럼을 소개했고 발표를 통해 “90년간 경마만을 말산업으로 생각해 왔다. 최근 말산업육성법을 통해 승마 등 말산업 전반에 대한 발전을 꾀하고 있지만 20여가지의 법들이 충돌하고 있어 현장의 어려움이 크다. 이는 범정부적으로 고민해야할 사항”이라고 밝히는 한편, “말산업육성법과 충돌하는 더욱 심각한 법은 농지법이나 체신법보다 사감위법과 마사회법이다. 유럽국가처럼 말을 애완동물로 키울 수 있는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첫 말산업 연구포럼은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 참석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유성언 마사회 승마아카데미 팀장은 농어촌형승마시설에 대한 명확한 법해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체험승마라 칭하는 것은 체험이라고 한정하면 범위를 단정지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며, 농어촌형승마시설에 대한 정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또한 서울대의 재활승마센터가 학교보건법 때문에 추진되지 못했고, 중원대는 교육시설로 접근했어도 허가받지 못했다며 유관법령 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농어촌형승마시설을 초지법이나 관광농원 등 다른 법테두리에 넣을 수 있다는 제안을 해 주목을 받았다.
고성규 대한청년기마대장은 “법적 토대가 마련돼도 현장에서 허가를 안 내준다. 말산업 육성을 위해선 현장성을 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동훈 울산시청 사무관은 최근 울산시청에서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내년부터 산업재해재활센터를 운영하게 됐는데 재활승마를 센터 프로그램에 넣을 수 있도록 마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강원명 제주특별자치도 축정과 사무관은 “말이용업 관련 제도가 개선돼야 승마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하고, 제주는 외승승마가 많은데 낙마사고가 발생하면 승마장관계자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승마장 보험을 자동차 보험처럼 다양하고 승마장별 실정에 맞춰 맞춤형으로 계약할 수 있도록 마사회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부탁했다.
마사회는 말산업육성법이 공포되면서 한국 말산업의 선도주자로서 보다 많은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말산업육성본부를 신설하고, 산하에 말산업연구소를 설립해 사회적으로 기초가 마련되지 못한 말산업의 발전과 발전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말산업 연구포럼은 이러한 마사회의 노력의 일환으로 말산업연구소는 분기별로 말산업 연구포럼을 개최해 말산업 현장의 목소리에 기초하여 연구과제들을 발굴함으로써 말산업 정책추진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도모할 계획이다.
말산업육성법이 탄생한 이후 말산업과 관련된 많은 단체가 생겨나고 말산업 관련 연구나 세미나 등이 열렸지만, 대다수의 활동들이 학계를 중심으로 하고 특히 승마나 재활승마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일부에 편향되는 아쉬움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또한 관련 단체의 활동마저도 단체와 단체, 단체와 관계기관 사이의 소통 부족으로 인해 혼란을 겪었고, 말산업 진출자에게는 관련법의 충돌, 정책과 현장의 괴리 발생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등 실질적인 말산업 발전이 더디게만 느껴졌다.
국내 최초로 마련된 제1회 말산업 연구포럼은 말산업 전담기관·담당공무원·현장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 소통하고 말산업 발전을 위한 허심탄회한 의견 개진과 더불어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데 큰 의의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일선 말산업 담당 공무원들이 뜨거운 관심도를 나타내며 현장 업무처리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해 아직도 말산업육성을 위해 제시된 말산업육성법의 부족함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했다.
말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포럼이 이제 막 출발점을 뛰어 나왔지만, 정부와 지자체, 말산업 현장 모두가 말산업 육성을 필요성을 인지하고 말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배려와 기관·단체간 협력과 소통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향후 말산업 연구포럼은 말산업 분야의 폭넓은 발전과 실제 국민에게 다가설 수 있는 말산업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많은 정책과 대안들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순옥 기자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권순옥 margo@krj.co.kr 작성 2014.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