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장외발매소 이전 구역 사진
한국마사회가 최근 용산 경마 장외발매소 이전 논란에 대해 주민과 협의를 거치는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정상적으로 이전 개장할 뜻을 비쳤다.
마사회는 올해 용산역(한강로3가 40-590)에 위치한 현 장외발매소를 한강로3가 16-48로 이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에 입주해있는 건물이 노후화되고 협소하여 경마팬이 크게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건물 이전을 위해 2010년 정부승인을 획득하고 하반기 개장에 앞서 내부공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마장 입점 반대 주민대책위’는 이전하는 장외발매소가 성심여중고로부터 직선거리로 235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교육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며 이전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주민대책위는 “장외발매소가 이전할 경우 도박꾼들이 거리를 휩쓸고 불법 유흥업소가 난립할 것이며 아이들이 성폭력 범죄 및 각종 범죄에 노출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종국 마사회 장외처장은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감안하더라도 이 같은 주장은 지나치게 과장된 면이 있다”며 주민대책위의 주장이 설득력이 약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대책위가 주장하는 교육환경 악화는 실제 지형과 도로상황을 보면 지나친 기우라는 생각이 든다. 신 용산 장외발매소는 청파로(6차선), 원효로(6차선)의 두 도로가 두 번에 걸쳐 가로막고 있어 건너편에서는 행인의 얼굴도 확인하기가 쉽지 않고, 학생들의 주요 통학로도 아니다. 김종국 처장은 “실제로 장외발매소 앞을 지나 통학하는 학생이 있는지 한 달간 점검해보았더니 통학생은 하루 평균 0.27명이었다.”고 밝혔다. 하루에 1명 이하라는 소리다. 어떤 주는 일주일 동안 단 한 명의 학생도 지나가지 않았다.
설사 장외발매소 앞을 거쳐 간다 해도 학생들에게 어떤 위해가 간다고 주장하는 건 지나치다. 전국에 30개 장외발매소가 있지만 지금까지 경마팬들이 지역에서 범죄율을 높였다는 통계는 발표된 적이 없다.
김종국 처장은 “장외발매소가 들어서면 성폭력 범죄 등이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허위주장일 뿐 아니라 여가를 즐기는 평범한 시민들을 성범죄자로 매도하는 명백한 인권침해 및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용산에 장외발매소가 처음 들어온 1988년으로 지난 25년간 용산지역에서 별 탈 없이 운영돼 왔다.
그는 현행법을 준수하고 정상적으로 행정절차를 밟은 사업에 대해 “무조건 정부가 승인을 철회하라”며 떼를 쓰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행법은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반경 200m를 벗어나면 가스저장소, 유흥주점, 호텔, 노래연습장 등의 시설을 주민동의 없이 설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는 반경 200m를 벗어나면 보건위생 및 학습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영업을 허용한다는 의미다. 만일 이를 부정하게 되면 정화구역 인근에 있는 모든 제한업종의 퇴출을 주장해야 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김 처장은 “법이 문제가 있다면 법을 바꿔야지 적법한 행정행위가 잘못됐다며 학생들이 거리로 나서는 것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목소리만 높이면 법과 원칙을 무시할 수 있다는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며 지나친 행동을 자제해줄 것을 부탁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권순옥 margo@krj.co.kr 작성 2013.07.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