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수 마주(오른쪽에서 2번째), 스피디퍼스트
한국 서러브렛 경마에 생산자마주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면서 덩달아 한국 경주마 생산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2013 코리안더비」에서 코리안더비 사상 두 번째로 생산자마주가 2개의 우승컵을 동시에 품에 안으며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안았다. 고정수 생산자마주는 코리안더비에 걸린 총상금 6억원중 우승상금 3억3000만원의 주인공은 물론 생산자에게 주어지는 지원금을 획득하면서, 최고의 순간을 맞이했다.
코리안더비에서 생산자마주가 생산자 겸 마주로서 우승컵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지난 2006년 우승마 ‘백록정’의 임상윤 생산자마주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다. 또한 본격적인 3관경주가 시행된 이후 3관경주에서 생산자마주가 우승을 차지한 사례도 2008년 농림부장관배 우승마인 ‘개선장군’(강훈표 생산자겸 마주)에 이어 두 번째 사례에 해당된다.
올해 코리안더비 우승마인 ‘스피디퍼스트’의 마주이자 생산자인 고정수 생산자마주는 제주에서 농사와 육우사업을 하다가 지난 1996년 장래성을 바라보고 경주마 생산에 뛰어들었다. 지난 2009년 뚝섬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마이티러너’로 생산자의 기쁨을 맛보았던 고 마주는 이번 ‘스피디퍼스트’의 우승으로 기쁨을 두 배로 맛보게 됐다. 그는 “일생에 단 한번 올까 말까하는 행운을 안았다”며, “생산 당시부터 기대를 많이 했지만 생산자겸 마주로서 시상대에 오르게 돼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서러브렛 경주마를 소유한 전체 마주중 생산을 겸하고 있는 마주의 수는 현재 서울·부경의 800여명 마주중 100여명에 달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생산자마주의 3관경주 우승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 생산한 경주마를 소유해 경마대회 우승마주가 된 ‘스피디퍼스트’의 활약에 경주마생산계가 크게 고무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선 한국 경마산업의 발전을 위해선 현재보다 체계적이고 획기적인 경주마 생산농가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2억9000만원의 경매마 탄생과 1세마의 몸값 상승으로 경매시장의 외형은 빛이 났지만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로 인해 대다수의 경주마생산농가는 고질적인 영세성과 열악한 지원속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국산마가 생산되기 시작한지 20여년이 되면서 경주마의 질은 세계와의 경쟁에서 크게 따라붙지 못한 채 과잉생산으로 인한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경주마의 과잉생산으로 인해 300여두에 이르는 국산마들이 경주로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있다.
이미 많은 생산농가가 경매로 넘어가거나 빚에 허덕이다가 압류되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씨암말 등록 두수가 급증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과잉생산의 폐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도 한다.
경마산업은 전적으로 ‘혈통스포츠’라 칭한다. 국적있는 경마와 선진화·세계화를 겨냥한 한국경마가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서, 그리고 점차 부각되는 말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경주마생산농가의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들이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권순옥 margo@krj.co.kr 작성 2013.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