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구매마로 브리더즈컵 출전 예정…내년 삼관경주까지 도전
유전체 연구 통한 첨단 경주마 선발로 美 브리더즈컵 출전 위한 불 지펴
한국마사회, “우수 스타마 발굴해 전국민 경마 이미지 반전 목표”

한국마사회가 올해 세계적 명성을 가진 미국 브리더즈컵 경마대회에 출전을 계획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마사회 경마본부에 따르면 최첨단 경주마 선발기술(K-NICKS, 이하 케이닉스)을 활용해 미국 경매에서 경주마들을 구매한 후 2016 브리더즈컵 경마대회 출전을 시작으로 2017 켄터키더비 등 삼관경주 출전은 물론 미국 대표 경마대회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선 올해 마사회의 목표는 11월 초 열릴 브리더즈컵에 1두 이상의 경주마를 출전시키는 것이다.

브리더즈컵 경마대회는 1982년 서러브레드 경주마의 마주이자 생산자인 존(John R. Gaines)에 의해 시작된 대회로, 대회기간이 2일로 확대되기 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금이 걸린 대회였다. 현재 브리더즈컵 시리즈는 이틀간 총 13개의 대회가 열리는 미국 최고의 경마대회다. 켄터키더비는 5월에 개최되어 장미의 전쟁으로도 불리며 북미 삼관마 달성을 위한 첫 번째 관문으로 손꼽히는 대회다.

세계 경마계의 주목을 받는 큰 대회인 만큼 비록 한국마가 아닌 현지에서 구매한 경주마의 출전이지만 한국마사회 이름으로 구매한 경주마가 해당 경주에 출전하게 된다면 출전만으로도 국내외에서 큰 이슈가 될 것은 당연지사다.

한국마사회는 케이닉스를 통해 미국에서 우수 유전자원을 조기에 발굴·검증한 후 국내 도입해 국내산마 개량가속화한 후, 우수한 국내산마 생산 및 수출 확대로 경마선진화 달성 및 농가소득창출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마사회는 케이닉스를 이용한 비교분석을 토대로 2015년 9월에 열린 미국 킨랜드 경매에서 1세마 3두를 구매했으며 씨수말 ‘비카’ 이상의 유전자 수준을 보유한 말을 1두당 평균 약 7천만 원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최고 리딩사이어인 ‘메니피’가 300만 달러(한화 약 36억), ‘비카’가 170만 달러(한화 약 21억)에 낙찰됐다는 것을 비교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오는 3, 4월에 진행하는 미국 OBS 경매에서도 케이닉스를 활용해 2세마를 7두 구매할 예정이다.

미국에서의 순조로운 활동을 위해 한국마사회는 이미 해외 마주로 등록을 마감했다. ‘Korea Racing Authority’이라는 명칭으로 활동지역은 뉴욕, 기간은 3년으로 등록했다.

이미 구매한 3두는 전문성 높은 후기육성 목장인 미국 플로리다의 디 메릭 스테이블(De Meric Stable)에 위탁했으며, 미국 다수의 경마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뉴욕 기반 조교사를 대상으로 섭외 활동을 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가 미국에서의 활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는 미국이 경마선진국이라는 이점과 함께 한국경마가 모래주로와 중·단거리에 특화되어있기 때문이다. 유럽이나 홍콩 등은 주로 잔디주로가 많아 우리나라 주로 상황과는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브리더즈컵 출전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진우 말산업기획팀 차장은 “우리나라 주로가 모래주로, 단거리 중심인 것을 감안해 미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케이닉스를 통해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적성의 경주마를 미리 파악해 해외 경매 시 보다 빠르게 좋은 경주마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케이닉스로 우수 스타마를 발굴해 전국민이 가진 경마 이미지를 반전시키고 농가소득창출에 기여하겠다”라며 미래비전을 밝혔다.

한국마사회에서는 우수한 형질이 효과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육성 조련에 있어서도 다양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조련기술 선진화를 위해 기존에 말에게 스트레스를 과하게 부담하던 기승순치(브레이킹) 방법을 변경해 증거기반마술(EBH) 도입 및 확대 보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해외 경마선진국 연수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케이닉스란 우리나라 경주마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국마사회가 유전육종이론에 근거해 자체개발한 선발기술이다. 과거에는 부·모계 경주마의 지난 성적으로 자마의 능력을 대략적으로 유추해냈다면, 최근에는 케이닉스를 활용하여 경주마의 혈통 연구는 물론이고 유전체 및 체형을 연구해 자마의 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으며 효과적인 경주마 개량이 가능하다. 최근 말을 포함한 축산분야에서는 유전육종의 활용으로 소고기 근내지방도(마블링), 고품질 우유 생산 등에서 효과를 얻고 있다.

케이닉스는 올해로 시범사업 8년 차를 맞았다. 세계적 수준 스타마 발굴을 통한 경마이미지 반전, 특허기술의 공유로 국내외 벤처회사 창업 지원, 국내산마 질적수준의 획기적 개선, 축산업으로서의 비중 확대, 케이닉스 기술로 씨수말도입 대체 및 세계종축시장 진출 신수익 창출 등의 목표를 갖고 있는 케이닉스가 한국마사회의 주요 사업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갈고 닦았던 케이닉스의 성과가 빛을 발할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황수인 기자

▲브리더즈컵은 세계 경마계의 주목을 받는 큰 대회인 만큼, 비록 한국마가 아닌 현지에서 구매한 경주마의 출전이지만 한국마사회 이름으로 구매한 경주마가 해당 경주에 출전할 경우 국내외에서 큰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브리더즈컵 클래식에서는 ‘아메리칸페로아’가 우승을 차지했다. ‘아메리칸페로아’는 브리더즈컵 클래식 우승으로 북미 삼관마를 넘어 북미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