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일 서울마주협회 새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천병득)가 ‘2월 경마 출전거부권 행사 공지’라는 공문을 전 회원에게 발송하면서 또 다시 경마중단의 위기감이 고조되었으나 실제 출전신청을 받아보니 2개 경주만 불성립, 나머지 경주는 모두 성립되어 경마가 정상적으로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마주들이 분리 출전신청 한 산지통합 경주 3개 경주는 한국마사회가 ‘공정경마’를 이유로 취소했기 때문에 당초 계획 보다는 모두 5개 경주가 부산 또는 제주 경주로 대체하게 되었다.

서울마주협회 새 비대위는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산지통합경주에 한해 분리 출전’을 하기로 결정하고 1월30일 3개의 통합경주에 외산마와 국산마를 분리하여 출전신청 했다. 그러자 한국마사회는 이들 3개 경주에 대해 ‘경주 취소’ 결정을 내리고 서울마주협회에 손해배상을 청구키로 했다. 이에 대해 서울마주협 새 비대위는 2월2일, ‘2월7일과 8일 개최되는 경마부터 임시총회에서 부여받은 임무(출전거부)를 불가피하게 행사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회원들에게 발송했다. 새 비대위는 공문에서 ‘위임해 주신 『출전신청권』을 부득이 사용하여 2월7일~8일 시행되는 경주부터 전면 거부하고자 합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출전거부를 원하지 않는 회원께서는 출전신청일인 2월5일 오전10시까지 협회 사무국 또는 계약 조교사에게 연락하시기 바랍니다’고 단서를 달았다. 경마중단 위기가 다시 불거지는 상황이 되었다.

위와 같은 공문이 마주들에게 전달되자 비상근무태세를 유지하던 한국마사회는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서울경마가 전면 취소될 것에 대비해 부산경마와 제주경마를 전국으로 중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부산경마와 제주경마의 경주 일자 변경 및 경주 재배치 및 경주 수 확대 등 여러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며 대책을 세웠다. 부산경남 경마와 제주 경마에 대해 전 날 이미 출전신청을 완료했기 때문에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

2월5일 출전신청 사무실에 모든 경마산업 종사자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서울경마가 정상적으로 시행될 것인가. 아니면 엄청난 파행을 겪을 것인가 기로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치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결과는 우려했던 것보다 파장이 훨씬 적었다. 이에 따라 한국마사회는 경마혁신안을 훨씬 탄력을 붙여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경마는 정상적으로 시행하게 되었다. 지금부터는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고 모두가 상생하는 길로 나서야 한다. 경마는 경주마의 생산-육성-경주투입-생산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통해서 발전해간다. 이 과정의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경마산업은 세계 117개 국가가 경쟁하는 글로벌산업이다. 한국경마가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을 잘 봉합하여 세계 정상의 경마시행 국가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와 경마창출 유관단체의 대립은 마치 마주 달리는 열차처럼 위태로웠다. 한국마사회는 당초 지난해 8월 산지통합경주 실시, 외산마 구입가 상한선 철폐, 레이팅시스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경마혁신안을 올해부터 실시할 계획이었다. 이 혁신안은 여러차례 협상을 통해 수정을 거듭했다. 결국 산지통합경주는 1-2등급만 실시하고 2015년 시행결과를 분석해 2016년 확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외국산마 구매의 경우는 수말과 거세마의 경우 상한선 철폐에서 10만불로 수정했고 다시 7만불까지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 후 최종 5만불려 결정되었다. 경마상금 인상 및 경마환경 선진화 비용 4년간 733억이 투자된다.

한국마사회의 경마혁신안이 여러차례 수정을 거듭하면서 ‘누더기 혁신안’이 되었다는 비판도 있다.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제는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안고 선진경마의 큰 길로 함께 진군해나가자.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