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흡식)이 좋은 말~

■ 운동 후 숨 들이마시기

주행 직후에는 숨이 헐떡거릴 정도로 가빠오지만 서서히 진정되어 간다. 이때, 신체 내부에서는 심박수가 점차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난다. 경주와 조교 중에는 심장이 힘껏 움직이지만 스피드를 늦추면 심박수는 서서히 줄어든다.

중학생이었던 시절, 계단 밟기 반복운동 테스트를 멈추고 심박수(이 경우는 맥박)가 줄어드는 걸 확인한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은 심박수가 빠르게 내려가면 체력(지구력)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스태미너 평가에는 최대산소섭취량(VO2max) 측정이 제일이지만, 그 측정은 꽤 어렵다. 심박수 측정은 간편하고 유용한 지표다.

■ 들숨이 좋은 말

계단 밟기 반복운동 테스트 등에서 보듯이 운동 후에 원래대로 심박수가 회복되는 것은 심폐기능을 측정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쓰일 수 있다. 즉, 심박수가 빨리 회복되면 심폐기능이 뛰어나고, 느리게 떨어지면 심폐기능이 좋지 않다는 증거다. 이 연재에서 계속 말하고 있듯이 심장과 폐는 함께 움직이고 있으므로 운동 후 호흡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심박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라 생각해도 큰 문제는 없다. 즉, 경마관계자가 “들숨이 좋다” 혹은 “들숨이 나쁘다”며 말의 체력을 호흡으로 판단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마필관계자 사이에서 “이 말의 들숨은 정말 빠르다”고 회자된 ‘딥임팩트’의 이야기는 신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릿토 트레이닝센터 경주마진료소에서는 관계자의 협력으로 ‘딥임팩트’의 습보 조교 시 심박수 데이터를 이퀴파일럿으로 기록했다. 이런 명마의 데이터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귀중하다. 그 데이터에 따르면 습보 조교가 끝나자 순식간에 심박수가 떨어졌다. 빠를 때는 불과 5분 정도 만에 심박수가 100회/분을 밑돌았다(그림 1). 습보 조교 후 운동하는 방식은 각각의 마사와 말에 따라 달라서 다른 말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10분을 밑도는 말은 드물다. 경주를 마친 뒤에도 ‘딥임팩트’가 태연해 보였던 이유였다.

[표1] 릿토 트레이닝센터 D 우드코스에서 습보 조교 시 심박수와 속도, 조교 후의 심박수 변화를 나타냈다. D우드코스에서는 속도가 빨라지며 심박수가 증가해 210회/분을 넘었다. 습보 조교 후 심박수는 5분 정도에 100회/분까지 떨어졌다. 습보 조교 후 운동 방식은 말마다 다르기 때문에 하나만 꼬집어서 말하긴 어렵지만, 5분만에 100회/분까지 떨어지는 말은 드물다.

■ 회복에 대한 생각 방식과 마츠바 시게오 교수

운동 후 생리기능을 회복하는 상황에서 경주마의 운동 능력을 평가하려는 시도는 중요하다. 1933년 일본에서는 경주마에 관한 최초의 시도가 이루어졌다. 조사담당자는 도쿄대학 외과학 교실의 마츠바 시게오 교수와 생리학 교실의 시마무라 토라이 교수였으며 두 교수의 지도로 총 25명의 연구원과 학생이 참가했다. 조사대상이 된 말은 당시 경마클럽의 쌍벽을 이뤘던 궁내성 시모후사 목장과 코이와이 목장에서 사육되던 경주마였다. 이 연구는 당시 (사)제국경마협회의 위탁 연구로 이루어졌다.

마츠바 교수는 일정한 운동(속보 800m, 구보 600m, 습보 800m 연속운동)을 시켰을 때 체온·호흡수·맥박 등의 임상 검사 7항목과 적혈구 수·백혈구 수·혈액 용적비 등 혈액검사 13항목으로 합계 20항목(후에 11항목으로 수정됨)에 대해서 △운동 전 △운동 직후 △운동 후 1시간 뒤 △운동 후 2시간 뒤 △운동 후 3시간 뒤로 총 5회 측정하고, 운동 전 값을 100으로 한 백분율을 계산했다. 그리고 운동 전 95~105% 범위에 도달한 경우를 ‘회복했다’고 보고 운동 1시간·2시간·3시간 뒤에 각각의 조사항목수에 회복한 조사항목수의 비율을 구한 후, 그 평균을 계산한 평균값을 그 개체의 ‘회복률’로 하는 방식을 취했다.

심박수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당시로써는 어려운 일이었고, 당연히 측정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 상황에서 보면 측정 항목 선택에 전혀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운동 후 회복에 주목한 아이디어는 훌륭했고, 당시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세계생리학회에서 발표되어 호평을 받았다는 것도 납득할 만하다.

JRA에서는 매년 연말에 한 번씩 ‘경주마 조사 연구 발표회’라는 말 수의학, 마학에 관련한 연구회를 계속 개최했으며 올해로는 50회를 맞이하고 있다. 전쟁 후, 말 사육두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필자는 약간 자화자찬인 줄 알면서도 이 조사연구회는 최근까지도 일본 말 수의학의 진보를 지탱했던 연구회이며, 앞으로도 일본 말 수의학 발전의 기초가 될 중요한 연구 모임이라 생각한다. 이 조사연구회에서는 우수한 논문에 대해 상장 수여식이 시행되고 있으며, 그 상 중 하나에는 ‘마츠바 상’이 있다. 물론 마츠바 시게오 교수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경마북 2008.11.23호 게재)

감수 =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최귀철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